비토르 페레이라(57) 울버햄튼 원더러스 감독이 황희찬(29)의 뛰어난 경기력에 극찬을 남겼다. 조부상 슬픔 속에서도 경기를 치른 황희찬의 정신력을 손꼽았던 그다.

황희찬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에버튼과 홈경기에서 전반 21분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날 황희찬은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터진 동점골이었다.

다만 울버햄튼은 이후 내리 2실점을 기록한 뒤 후반 막바지 한 골 따라붙었다. 경기는 에버튼의 3-2 승리로 끝났다.

패배 속에서도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의 득점 장면을 콕 집어 극찬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울버햄튼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페레이라 감독은 "첫 번째 골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플레이 방식의 정수였다"며 "공간을 만들고, 좋은 크로스를 통해 골을 완성한 장면이었다. 경기 전 준비한 전략이 잘 구현된 순간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25일 조부상을 당한 황희찬은 가족들의 만류 속에 귀국 대신 팀에 남는 길을 택했다. 27일 열린 카라바오컵 2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도 출전해 81분을 책임졌다.

감동적인 투혼이 사령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페레이라 감독은 웨스트햄전이 끝난 뒤 "이번 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 황희찬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내가 먼저 한국에 갈지 물었다. 황희찬은 한국에 가는 대신 팀에 남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울버햄튼은 그의 인성을 존중해야 한다. 나 또한 그를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쳤던 황희찬은 올여름 EPL 및 잉글랜드챔피언십(2부리그) 이적설에 휩싸인 바 있다. 이를 의식했던 듯한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은 울버햄튼에 남기고 싶은 선수"라며 이적설을 일축하면서 신뢰를 드러냈다.

황희찬에게 에버튼전은 단순한 골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골은 황희찬의 약 8개월 만에 터진 EPL 득점이다. 황희찬의 마지막 리그 골은 지난해 12월 30일 토트넘 홋스퍼 원정에서 넣은 중거리 슛이었다.

조부상 후 첫 득점에 황희찬은 감동적인 세리머니까지 남겼다. 슈팅을 꽂아 넣은 뒤 황희찬은 두 손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추모 세리머니를 펼쳤다. 골에 담긴 의미는 남달랐다. 2025~2026시즌 4번째 경기 만에 마수걸이포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출전 시간도 늘릴 전망이다. 울버햄튼 주전 스트라이커 요르겐 스트란드 라르센(25)은 부상이 확인됐다. 페레이라 감독은 "라르센은 최근 AFC본머스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발차기를 당한 뒤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훈련에 복귀했지만,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이전 경기에서 약 25분 정도 출전했지만, 이후 통증이 악화됐다.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확인됐다. 이런 상태에서 선수를 경기에 투입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