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칭 ‘민주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의 뉴욕 시장 당선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34세 무슬림이라는 점도 파격인데 무상 복지, 부자 증세 등 급진적 공약을 내건 ‘극좌파’가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인 뉴욕의 시장직을 거머쥐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충격에 빠진 일부 기업과 부유층이 ‘뉴욕 엑소더스’를 준비하기 시작한 가운데 월가의 거물들은 태세를 바꿔 맘다니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어떤 시장이든 도울 용의가 있다”며 “그(맘다니)가 디트로이트의 부활을 이끈 마이크 더건 시장에게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의 더건 시장은 쇠락한 도시의 상징이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극적 재건을 이끈 주인공이다. 2014년 취임 후 12년간 적극적인 기업 투자 유치와 재정 관리, 공공 서비스·인프라 개선에 나서 범죄와 폭력·빈집이 가득했던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변화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내 살인 사건은 1965년 이래 최저인 203건을 기록했다. 시 예산은 11년 연속 흑자 행진 중이고 신용등급은 2013년 역대급 파산 신청 후 11년 만에 투자등급으로 올라섰다. JP모건, 제너럴모터스(GM), DTE에너지 등 기업 투자가 이어졌고 1957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인구는 2023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시간 주지사 출마를 위해 4연임을 포기하고 올해 말 최종 임기를 마치는 더건 시장의 지지율은 84%에 달한다. 미국의 한 매체는 그를 ‘미국에서 가장 유능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지역 살리기보다 당선에 급급한 선심 경쟁과 혼탁·과열 선거 조짐이 벌써부터 보인다. 그래서는 인구 감소, 저성장, 재정난 등 지역사회의 복합위기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더건 시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대 그들’의 정치를 버리면 사람들과 사업이 돌아오고 번영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정치권과 예비 후보들도 더건에게 배워야 한다.
<신경립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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