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연말이 되었고 잊지 않고 크리스마스도 찾아온다. 거리에도 상가에도 어디에도 크리스마스 노래가 들리고 벌써 예쁘게 장식된 Christmas tree들은 아름답다. 전에는 그래도 참고 있다가 Thanksgiving day 직후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언제부터 인가 못 참겠다며 아직 Thanksgiving이 오지 않아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잡기에 서두른다.
역시 최고의 명절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는 연말, 연시와 어울려 분위기 동반상승효과의 혜택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개인적으로 위치 선정이 가장 잘 된 명절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의 주제는 크리스마스에 관련한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tree라는 영어단어의 발음이다.
언젠가 인터넷상에서 크리스마스 추리가 아니고 “트리”가 맞다 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사실 이러한 가벼운 논쟁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이기보다 “추리”가 맞다.
이러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음성학적 지식이 필요할 수 있다. 추리라는 영어단어의 철자는 잘 아는 데로 tree이다. 철자 /t/는 혀끝이 윗니 안쪽 뒤의 딱딱한 부분(경구개)에 접촉하고 혀끝이 떨어지면서 생성되는 /r/의 소리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tr/의 소리는 “ㅊ”의 소리가 생성한다.
이는 자연 생성되는 소리이지 고의로 만드는 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뒤에 오는 모음의 “우” 소리와 합쳐져 “추리”라고 발음이 된다. train이 추레인이고 true는 추루, truck이 추럭 이라고 발음되는 이유도 같다.
한편 크리스마스의 대표 노래 중 하나인 White Christmas라는 단어 속 white의 발음도 한국인들에게 “화이트”인지 “와이트”인지 혼동이 있다. White Christmas는 1954년 개봉된 미국의 뮤지칼 영화였는데 빙 크로스비와 다니 케이가 주연했다. 영화의 주제곡인 영화의 제목과 같은 White Christmas는 주연 배우 빙 크로스비가 불러 영화와 함께 크게 히트했으며 이후 크리스마스 노래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발음 이야기로 돌아와, 당시 빙 크로스비는 노래 속 white라는 단어를 “화이트”라고 발음하는 것을 듣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이 노래를 부른 후배 가수들은 “화이트”라고 발음하지 않고 “와이트”라고 발음하고 있다.
언어는 단어의 뜻도 발음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한다. 발음은 발음하기 쉬운 쪽으로 변화하는데 “화이트”보다 “와이트”가 발음하기 쉽다. 이런 변화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What라는 단어도 아직 영국의 지방에서는 “ㅎ”소리가 유지되고 우리도 어린 시절 영어를 처음 배울 때는 “후앝”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영어 사용자들은 “ㅎ” 소리가 탈락된 “우앝”이라는 소리로 발음한다. 이는 와이트 크리스마스와 동일한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상의 글들은 영어의 발음을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는 목적이 있다. 자! 이제 즐겁고 복된 크리스마스이다. Merry Christmas to you a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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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향민/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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