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필자가 대학교 시절 여름 방학 때 대구에 있는 친구 가게를 방문했다. 그는 조그만한 레코드 가게를 운영했는데 가게 이름은 지구 레코드 인 것으로 기억한다.
이 가게는 방학 내내 출근하다 싶이 찾아가던 장소였다. 틈틈이 가게도 봐주면서 듣고 싶은 음반을 하루 종일 들을수 있어 내가 최애하는 곳이기도했다. 어느날 새로운 음반이 입고 되었기에 정리 하던 중 ‘봄비‘ 라는 타이틀 음반이 눈에 들어왔다. 신중현이 작사 작곡한 곡 ’봄비’ 라는 곡을 턴 테이블에 올려 놓고 듣는 순간 나의 입에선 나도 모르게 “ 와우” 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몇번을 들었지만 싫증나지 않고 이상하게 들을 때 마다 다른 맛을 느꼈다.
아마 이 곡은 한국 최초의 사이키데릭 음악의 시도인 것 같다. 분명하게도 이 전 까지의 한국 가요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음악이었다. 필자는 팝송 광팬 (?) 이라 한국 가요는 3류급이라 취급하여 별로 관심이 없었다. 허나 이 노래를 듣고 난 후 가요에 대한 편견과 생각이 달라졌다. 가요의 발전과 언제가는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빛을 이 노래로 통해 보았다. 신인가수 이정화의 노래였고 그녀는 신중현이 새로 구성된 그룹 ’Donkeys ‘ 의 리더 가수였다. 차분하고 섬세하게 멜로디를 이끌어갔으며 신중현의 반주 연주는 과히 몽환적이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1960년도 중반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하여 전세계가 사이키데릭 음악이 대세를 차지하던 시절이다. 영국의 The Beatles 를 비롯하여 Jimmie Hendrix, Pink Floyd, The Jefferson Airplane, The Doos, Janis Joplin, The Moody Blues, The Santana, Navana, Donovan, Procol Harlem 등이 사이키데릭 음악을 이끈 선두 주자들이다. 비틀스는 앨범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 을 발표하면서 음악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또한 음악 평론가들도 경의를 표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Doors 의 Light My Fire 와 Protocol Harlem 의 A Whiter Shade Of Pale 은 거의 50 년이 지난 지금도 작품성을 인정 받을 정도로 사이키데릭 음악의 대표 작품이다.
사이키데릭 음악이란 1960년대 히피 문화에서 발생되었으며 환각제를 먹고 느끼는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한 음악 장르이다. 한마디로 음악을 통해 몽환적이고 환각적인 느낌을 청각적 뿐만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느끼게해준다. 사이키 음악 자체는 기존 음악에서 결코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산출하는 사운드 이지만 그 후유증은 값을 매길수 가 없다. 그 대가로 많은 뮤지션들이 이로 인해 사망했고 아름다운 음악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면은 실로 너무 크다.
이정화가 부른 봄비는 음악 작품성에 비해 대중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허나 미 8군 무대에서 활약하던 박인수가 신중현사단에 합류하면서 내놓은 봄비는 과히 폭발적이었다. 특히 무대에서 그가 부를 땐 전율이 온 몸에 느낄 만큼 관중들을 무아지경 속으로 들어가게만든다. 봄비는 원곡 가수인 이정화 외에도 김추자, 이은하, 김연우, 배타라기, 하현우, 신촌 블루스, 강성희, 장상익, 박완규, 박기영 등이 제 나름데로 개성을 살려 모두 잘 불렀지만 박인수 만큼 Soulful 한 감성을 잘 처리한 가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그의 노래 듣고 다른 가수 노래 들으면 어딘지 모르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아쉽게 느껴진다. 이는 다른 가수들이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박인수 가수가 너무 완벽하게 불렀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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