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
▶ 콤비 주디·닉 vs 정체불명 게리

‘주토피아 2’는 토끼 경찰관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 콤비가 미스터리한 뱀 ‘게리’가 나타나면서 혼란에 빠진 주토피아를 구하는 모험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야심찬 속편 ‘주토피아2’가 연말 극장가에서 흥행일로를 달리고 있다. 전편의 성공 공식을 계승하면서도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아내며 단순한 속편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동물의 세계로 풀어낸 수작이다.
‘주토피아2’는 전편의 공동 감독이었던 바이론 하워드와 재러드 부시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춰 ‘이야기 중심의 세계 확장’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한다. 전편에서 보여준 주토피아의 정교한 세계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마시 마켓’은 반수생 및 해양 포유류를 위한 공간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몰입감 있는 환경 중 하나로 꼽힐만 하다. 바다코끼리가 도시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한 이동 튜브 시스템은 영화의 필요성에서 출발한 창의적 설계의 결과물이다. 제작진은 “동물들에 의해, 동물들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라는 핵심 원칙을 고수했다.
‘주토피아2’는 토끼경찰관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의 관계 진화가 핵심이다. 전편에서 48시간 만에 사건을 해결한 두 캐릭터는 이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한다. 토끼와 여우라는 종의 차이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과연 그들의 파트너십에 문제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새로운 캐릭터 ‘게리’의 등장이다. 디즈니 최초의 CG 뱀 캐릭터로 팔다리가 없는 캐릭터가 어떻게 감정을 표현할지에 대한 기술적 도전이 필요했다. 키 호이 콴의 따뜻한 목소리 연기와 결합된 게리는 영화의 감정적 중심축으로 자리잡는다.
속편에는 67종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각 동물 캐릭터 선택에는 수개월의 연구가 투입됐는데 스라소니를 악역으로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냉혈동물인 파충류에 대항하는 추운 날씨 동물이 필요했고 스라소니의 주요 먹이가 토끼라는 사실은 주디와의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또한 고양이과와 개과의 대립 구도도 의도된 설정이다.
게리로 선택된 타이 나무살모사는 푸른색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포유류 중에는 푸른색이 없기에 주토피아에서 완전히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했다. 열을 감지하는 피트 바이퍼의 기관은 영화의 중요한 플롯 포인트로 활용됐다.
주토피아 속편은 ‘차이를 문제로 볼 것인가, 기회로 볼 것인가’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룬다. 이는 백 년 전에도 미래에도 유효한 질문이다. 주토피아의 동물 세계는 인간 본성을 비추는 거울로서, 우리가 반복하는 패턴을 성찰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표면적 재미를, 어른들은 복잡한 하위 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는 다층적 구조로 기술적 혁신, 캐릭터의 성장,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가 조화를 이룬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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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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