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영 FTA 개선 협상 타결
▶ 만성 적자 영국, SOC 부족
▶ 가성비 앞선 한국 진출 기회
▶ ‘조지아 사태’ 같은 일 없도록
▶ 기술인력 비자 제도도 재정비
15일(현지 시간) 타결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자동차 및 K뷰티·푸드의 원산지 기준이 완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영국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는 이번 개선 협상을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기네스 맥주, 스코틀랜드산 연어 등 영국산 식품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양국은 자동차 무관세 기준 중 하나인 당사국 부가가치 비중을 현행 55%에서 25%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부가가치 비중은 자동차에 들어간 부품·재료 비중으로 기존에는 국내산 비중이 55%가 돼야 기본 관세 10%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원산지 기준이 완화된 것이다.
이번 자동차 원산지 기준 완화는 특히 전기차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영국 자동차 수출액은 총 23억9,3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6%를 차지했다. 특히 전기차는 수출액이 11억5,600만 달러로 대영국 1위 수출 품목이기도 하다.
K뷰티·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했다. 기본 관세율이 최대 8%인 화장품 등 화학제품의 경우 앞으로는 화학반응·정제·혼합 및 배합 등 공정이 당사국에서 수행될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두·떡볶이·김밥·김치 등 가공식품(관세율 최대 30%)은 현재 밀가루·채소 등 원재료가 역내산이어야 무관세가 적용되지만 이번 협정에서는 이 요건이 삭제됐다.
주요 재료를 제3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우도 한영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부가가치 기준 완화는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FTA 관세 혜택을 누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원산지 기준 완화에 따라 벤틀리, 기네스 맥주, 스코틀랜드산 연어 등 영국의 자동차·식품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코틀랜드산 양식 연어의 경우 기존에는 연어알에서 부화된 연어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양국은 앞으로 치어(새끼)를 키워 수출하는 연어에도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 조달 시장에서는 영국이 고속철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영국은 만성적 재정적자로 철도·도로·공항 등 기본 사회간접자본(SOC)이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런던~버밍엄~맨체스터~리즈를 잇는 하이스피드(HS)2 고속철도 사업은 사업비 급증으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대로템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수출 트랙 레코드를 앞세워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 우리나라는 정부 서비스 계약 시장을 새롭게 개방하기로 했다. 신서비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영국 진출 기반을 구축했다. 대신 우리 측은 기존에 포지티브 방식(허용된 것만 가능)의 금융시장 접근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금지한 것 제외하고 가능)으로 바꾸기로 했다.
한편 양국은 미국 ‘조지아주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비자 제도도 정비했다. 영국 내 제조 공장 설립 초기 한국 엔지니어, 기계·설비의 유지·보수 전문 인력 등의 수월한 영국 입국을 가능케 하는 식이다. 특히 영국은 기술 인력의 영국 비자 취득에 큰 장벽이던 영어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비자 타입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문화 부문에서는 서비스·디지털 등 챕터에 시청각 서비스를 적용하고 기존 문화 협력 의정서를 개정해 강화된 재정 지원 등이 포함된 현대화된 시청각 공동 제작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공급망 협력도 체계화한다.
<
서울경제=조윤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