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보도 “홍역 등 백신으로 예방가능한 질병 재확산 우려”
미국에서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과거처럼 백신 접종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접종률이 급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 보도했다.
백신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정치 쟁점화된 이후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발이 커진 게 원인인데 접종률 하락에 따라 홍역 등 질병이 재확산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치원생의 95% 이상이 홍역 백신을 접종한 카운티(州보다 작은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비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50%에서 28%로 줄었다.
95%는 집단 면역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접종률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홍역 백신 접종률이 95%에 미달한 카운티에 사는 유치원 연령대 아동이 약 350만명이었지만, 지금은 최소 520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카운티 단위의 통계를 발표하는 44개 주와 워싱턴D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과거에 미국 학교들은 구성원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학생에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해왔으며 1980∼1981년에는 미국 50개 주 모두 처음 입학하는 학생의 접종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주의회가 종교 등을 이유로 예외를 허용하면서 백신 의무화가 점차 완화됐으며,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백신 의무화에 대한 반발이 공화당 강세 지역을 중심으로 거세졌다.
WP는 작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카운티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승리한 카운티보다 유치원생 백신 접종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더 나타나는 가운데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접종률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백신 의무화를 반대하는 이들은 백신의 효능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거나 의무화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로 간주한다.
일부 주에서는 백신 접종이 미국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정치 이슈인 낙태만큼이나 민감해지면서 학교 당국이 관여를 꺼리고 접종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은 뒤로 기존 백신 규정을 완화·폐지하면서 접종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의료·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홍역뿐만 아니라 백일해 같이 치명적이지만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올해 미국에서는 홍역이 재확산하면서 홍역 확진자가 33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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