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반전(反戰) 구호 중 하나가 ‘아브라소스, 노 발라소스’다. 대화와 포용이 총격보다, 전쟁보다 더 낫다는 의미다. 영어로는, “Hugs, not bullets" 또는 “Make love, not war"로 비교될 수 있다.
멕시코는 한반도 면적보다 아홉배나 더 크다. 멕시코가 연방정부(Estados Unidos Mexicanos)를 수립하고 헌법을 제정한 때가 1824년이다. 그후, 만 200년 만에 ‘끌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62세)이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어 권좌에 올랐다.
그녀는 유대인이다. 그의 부친은 화학 엔지니어로 북구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멕시코로 이주한 아슈케나지 쥬이시다(Ashkenazi Jews). 모친은 생물학 교수이며 불가리아 세파르디 유대인으로(Sephardi Jews)로,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학살을 피해 1920년대 멕시코로 이주한 유대계 혈통이다.
셰인바움은 멕시코 최고 명문대인 ‘우남’(UNAM,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에서 에너지 공학을 전공한 과학자이고, 로렌스 버클리에서 에너지, 기후환경을 연구한 공학박사이다. 그녀는 인구 900만명의 멕시코 시티의 시장으로 화려한 정치 경력을 쌓았고, ‘모레나'당(Morena)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후, ‘쁘레시덴따’(presidenta, 여성 대통령)가 되었다.
셰인바움은 좌파 정치인이다. 청년의 때부터 좌파 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중남미 반군 게릴라 단체, 콜롬비아 반군 게릴라 M-19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녀의 대통령 취임식이 2024년 10월에 있었다. 관례를 깨고, 스페인 펠리뻬 6세 국왕을 초대하지 않았다. 스페인의 정복자 ‘꼬르떼스’에 의해 자행된 ‘아스떼까’ 인디오 학살과 문명파괴, 1820년 독립하기까지 장장 300여년 동안 스페인에 의해 자행되었던 처참한 수탈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아서다. 정중한 사과 없인, 특별한 예우 또한 할 수 없다며 끝내 초청을 거부한 것이다.
‘쁘레시덴따’가 취임 후 직면한 멕시코의 문제들은 첩첩산중처럼 심각하다. 첫째가 경제 침체다. 증가하는 부채, 막대한 예산 적자, 휘발유 가격 폭등, 식량 가격 상승 문제다. 둘째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국내 라티노 불법 체류자 강제 검거, 구금, 추방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셋째가 유약한 멕시코 공권력으로는 감히 통제할 수 없는, 마약 카르텔의 확산과 범죄와의 전쟁 문제들로 곤혹스러워 한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마약 카르텔에 대한 정책은 한마디로 ‘아브라소스, 노 발라소스’다, 첫째, 정부와 범죄집단간 총격을 벌이며 전쟁하기 보다는, 대화와 포용을 통해 풀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둘째는 멕시코 내 최대, 최악의 패권을 두고 매일 조직원들끼리 라이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시날로아’ 카르텔 vs ‘CJNG’(할리스꼬 신세대) 카르텔 갱단들까지도 서로 동업자 정신으로 대화하며 평화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여성 대통령의 모호하고 유약한 정책 결과, 멕시코의 살인률은 10만명 당 24명으로, 미국보다 4배 더 많은 살인 국가로 전락하고 있고, 연일 치솟는 살인률은 멕시코 역사상 최악을 경신하고 있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순기능적으로 해결해 보려는 정부의 노력은 무위에 그치고 말았고, 마약 카르텔들은 멕시코 정부군을 가소롭게 여길만한 준 군사조직으로, 국제 테러조직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창궐하는 마약들, 살인, 인신매매, 실업, 가난, 치안부재, 기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밀입국한 미국에서, 매서운 겨울 한파처럼 닥쳐오는 불체자 단속의 여파에 라티노들은 또 다시 어디로 피난처를 찾아 떠나야 할지 갈곳을 찾지 못한 채 울부짖는다. ‘돋데 보이’ (Donde voy…)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엄동설한에 피난길에 올라야 하는 저들의 고단한 삶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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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억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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