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공상과학영화 중에 ‘콘택트’(Contact, 1997)가 있다. 조디 포스터가 열연한 이 영화에서 훗날 명민한 천문학자가 되는 어린 앨리가 아빠에게 묻는다.“아빠, 다른 행성에도 사람이 있을까요?” “잘 모르겠다만 만약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겠지.”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2조개의 은하가 있고, 우리 은하에만 약 4,000억개의 별들이 있다고 한다. 그 많은 은하 속의 그 많은 별들의 총합은 우리 머리로는 도저히 가늠이 안 되는 숫자다. 이 별들이 각자 적어도 1개 이상의 행성을 갖고 있을 테니, 그 어마어마한 수의 행성들 가운데 생명이, 나아가 지적생명체가 사는 곳이 지구 외에 하나도 없다고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생명체의 존재가 확인된 단 한 개의 행성이나 위성도 찾지 못했다.그런 점에서 지난주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뉴스는 과학계를 크게 흥분시켰다. 화성에서 탐사 중인 ‘퍼서비어런스’(Perse
키이우-올해의 우크라이나 여행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필자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몇 달만에 키이우를 방문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느낀 긴장감의 수위는 전애 비해 확연히 높아졌다. 우크라이나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미처 예상치 못했던 불안감이 엄습했다.필자가 탑승한 항공기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폴란드의 루브린 공항에 착륙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공항이 폐쇄된 탓에 한동안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었다. 밤 사이 한 무리의 러시아 무인기들이 폴란드 영공으로 날아들었고 폴란드는 고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루브린 공항에 방치된 몇 개의 수화물이 발견되자 긴급수색이 시작되고 공항이 일시 폐쇄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지금 우크라이나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러시아 무인기의 공격과 그에 따른 공습 경보다. 필자도 난생 처음으로 러시아의 공습을 미리 알려주는 앱을 내려받았다. 대부분의 무인기는 어둠이
1250년, 노예 출신 병사 집단인 맘루크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집트에 왕조를 세웠다. 이들은 아이유브 왕조가 기르던 최정예 전사들로, 혹독한 훈련을 거쳐 기마 전술에 능한 최고의 전사 집단으로 성장했다.건국 10년 만인 1260년, 맘루크는 바그다드를 멸망시키며 이슬람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세계 최강의 몽골군을 아인 잘루트에서 전멸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 위대한 승리는 맘루크의 통치를 공고히 했고, 그들은 250년 동안 이집트를 지배했다.그러나 맘루크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았다. 1517년, 맘루크는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에서 반나절 만에 멸망했다. 그들의 몰락은 단순히 군사적 패배가 아니었다. 15세기 말, 포르투갈이 희망봉을 돌아 인도 항로를 개척하면서 맘루크가 독점하던 홍해 무역의 중요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막대한 무역 수입이 사라지자 국가 재정이 악화되었고, 여러 부족 출신으로 이루어진 맘루크 내부의 결속력은 급격히 무너져 권력 다툼이 심화되었다.그러나 결정적인 멸망 원
이상하네.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렇게 지지배배 합창을 해대더니만··. 얼마 전부터 새들의 출현이 뜸해졌다는 생각이 스쳤다. 두 달 전쯤 뒷마당 맨땅에 뒤집힌 채로 놓여 있던 새 둥지를 발견하고부터 나는 새가슴이 된 것 같다. 정성 들여 만든 둥지를 팽개치고 떠날 만큼 급박한 사정이 있었던 건지, 그렇다면 그 사정이란 게 무엇이었을지. 우리 집에 둥지를 트기로 맘먹은 새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게 아닐까, 궁금증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불쑥불쑥 찾아오는 거다.나이만 쌓아가고 있나 싶어서 나 혼자 괜히 미안해질 때가 있다. 세상사 부조리한 사건들에 분노하면서도 무기력한 내가 한심해서 미안함과 부채감을 느낀다. 그런 내 안에는 아주 오래 묵힌 빚 같은 기억이 있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건만 오직 나만이 느끼는 빚진 마음 같은 거다. 1987년 이후 세상에서는 사라졌지만 내내 나의 기억을 점령하고 있는 이름, ‘부산 형제복지원’. 제5공화국 시절의 부랑인 강제수용소. 딱 한 번 방문했을 뿐인데
이달 8일 네팔 반정부 시위 사태 후 카트만두의 힐튼호텔이 방화로 불탔다. 2016년 착공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호텔은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전 총리의 아들과 그의 아내이자 외무장관인 아르주 라나 데우바가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는 소문이 퍼지며 특권층 세습주의인 ‘네포티즘(nepotism)’의 상징이 됐다. 그동안 불평등에 분노해온 젊은 세대는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는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임시 총리로 취임하면서 가까스로 진정되기는 했지만 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젠지(Gen Z) 혁명’이라 불리는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정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차단 조치였지만 그보다 더 깊은 뿌리는 경제적 불평등이다. 2019년 기준 네팔의 소득 지니계수는 0.585로 세계 최악 수준이다.네팔뿐 아니라 남아시아 지역의 불평등 시위는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졌다. 올해 8월 인도네시아에서는 의원들이 최저임금의 10배에 달하는 주거수당을 챙겨온 사실이 드러나며 대규모 시
세계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미국에서 정치 폭력이 최근 끊이지 않고 발생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10일 보수 젊은층을 …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수백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단속·구금된 사태는 단순한 ‘불법 취업’ 문제…
화성에서 과거 생명체 흔적 발견!!!다음으로 카메라를 지구로 돌려 생명의 증거가 남아 있는지 보겠습니다.퍼서비어런스 화성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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