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무업소 증가 추세 속, “쉬고 싶지만 형편이…”
▶ 직원 오버타임 수당은, 8시간 이상만 지급의무
많은 업주들이 공휴일인 추수감사절 당일 업소 문을 열어야 할지, 말지 고민에 빠졌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인타운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오모씨는 추수감사절을 열흘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같은 샤핑몰 안에 있는 업소 중에도 추수감사절 당일 휴업을 하겠다는 곳과 정상 영업을 하겠다는 곳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쉴까? 아니면 영업을 할까? 영업을 하면 직원들에게 오버타임 급여를 줘야 하나?” 추수감사절 당일 휴업과 정상영업을 놓고 오씨의 마음은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다.
추수감사절(22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인업체들이 추수감사절 당일 정상 영업을 할지 휴업을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은행이나 지상사, 대부분의 한인 기업체들은 추수감사절이 소위 ‘빨간날’이라 휴일에 해당하지만 도소매 판매업체와 요식업소들의 경우 매상을 올릴 수 있는 날이라 영업과 휴무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근래에 들어 추수감사절 당일 휴업에 들어가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 정보제공 웹사이트 ‘블랙프라이데이닷컴’에 따르면 12일 현재 추수감사절 당일 휴업에 들어가는 유명 소매체인업체들은 75개 달한다. 미국내 소비자의 47.6%가 추수감사절 당일 영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인 판매업체와 요식업소의 업주들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속되는 불경기로 가뜩이나 비즈니스가 어려운 상황에서 하루 휴업을 하고 문을 닫으면 하루 매상을 날린다는 기분들어 찜찜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정상 영업을 하자니 직원들이 싫어할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부 한인 업주들은 경쟁 업소들이 추수감사절 당일 정상 영업을 하는지 동태 파악을 하는 한편 직원들의 휴업 의사를 떠보는 등 눈치 작전도 펴는 경우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3가 선상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는 “마음 같아서는 하루 눈 딱 감고 하루 쉬면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한편으론 문을 열고 얼마라도 더 버는 것이 조금 더 나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자바시장에서 의류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업주는 “의류 도매업의 속성상 추수감사절은 휴무일에 해당된다”며 “설사 상점 문을 연다고 해도 오는 손님이 없어 수입보다는 인건비가 더 커 차라리 푹 쉬는 것이 남는 장사”라고 휴업 배경을 설명했다.
샤핑몰 전체가 휴무에 들어가는 곳에서도 찬반 의견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몰 전체가 문을 닫게 되니 푸드코드와 입주 식당 업주들을 중심으로 반강제적인 휴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일부 업주들은 추수감사절이 휴일이다 보니 이날 영업을 하면 직원들에게 오버타임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 나머지 휴업을 고려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히스패닉 직원에게 추수감사절 당일 6시간 정도 근무를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임금의 1.5배를 받아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임금을 더 주면서까지 영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말이라는 것이 노동법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동법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노동법상 공휴일에 직원이 일을 하더라도 일주일에 40시간, 하루 8시간을 넘어설 경우에만 오버타임 임금을 주면 된다. 또한 공휴일에 영업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업주의 ‘결정 사항’이다. 노동법 조항 어디에도 휴일에 업소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는 것이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노동법 규정에도 없는 내용을 종업원들이 법인 양 주장할 경우 노동법에 대해 잘 모르는 한인 업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주장하는 직원이 있다면 노동법 근거 자료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막무가내식 요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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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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