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프트’(Shaft)
▶ 플롯 허약 - 주인공 성격묘사 미흡
★★★(별 5개 만점)
첫번째 것 만한 신판 그리 많지 않다더니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뉴욕 사립탐정 존 샤프트의 이야기는 1971년 흑인감독 고든 팍스가 주연 리처드 라운드트리 등 주요 배역을 모두 흑인 배우들로 고용해 영화‘샤프트’로 만들었는데 이 영화가 빅히트 하면서 할리웃에서 그때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흑인 영웅을 탄생시킨 바 있다.
‘샤프트’는 미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라운드트리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화끈한 액션 및 오스카상을 받은 아이작 헤이스의 박력과 속도감 있는 물찬 제비 같은 음악 등으로 또다른 고전이 된 액션 스릴러다.
이번에 존 싱글턴(‘보이즈 앤 더 후드’)이 새로 만든 ‘샤프트’는 시간을 요즘으로 옮기고 첫편의 내용을 완전히 바꿨는데 윤기가 반질반질 흐르는 스타일과 요란한 액션을 갖춰 액션팬들을 만족시켜 줄 만하다. 그러나 신판은 플롯이 허약한데다 샤프트의 성격묘사가 뚜렷하지 못하고 (폼은 좋다) 또 인간미나 정이 모자란다. F자로 시작되는 욕설과 폭력이 자심하다.
신판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앓고 있는 흑백간 증오를 몹시 내세우고 있다. 뉴욕형사 샤프트(새무엘 L. 잭슨)가 백만장자집 아들로 인종차별주의자 살인범 월터(크리스천 베일)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것도 정의를 구현키 위해서라기보다 흑백감정 때문처럼 보인다.
‘샤프트’는 흑인을 때려죽이고도 돈이 많아 계속해 법의 편리를 얻고 있는 월터를 개인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경찰배지를 내던진다. 샤프트가 월터를 잡아 가두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사람은 살인사건을 목격한 바텐더 다이앤(토니 콜렛).
샤프트 대 월터의 대치를 중심으로 부패한 동료형사와 마약밀매단 그리고 법제도의 허점 같은 서브플롯이 가지를 친다.
월터는 구치소에서 알게 된 도미니칸 드럭딜러 피플스(제레미 라이트)에게 샤프트에 대한 청부살인을 제의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구원이 있는 피플스와 그의 졸개들 대 샤프트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진다. 샤프트를 돕는 것은 동료 여형사 카르멘(바네사 윌리엄스의 역은 순전히 장식용)과 뉴욕 뒷골목에 정통한 잔소리 심한 라산(랩가수 버스타 라임스).
영화는 어디까지나 법을 무시하고 개인이 법을 집행하는 식으로 끝나는데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돈 많은 월터가 뉴욕에 숨어 있는 다이앤을 찾아내지 못하고 카르멘과 부패한 두 형사가 어떻게 자기 근무를 안하고 샤프트를 돕고 또 미행할 수 있는지 이해 못할 부분이 적지 않다.
가죽재킷에 터틀네크를 입고 보무 당당히 뉴욕의 뒷골목을 헤집고 다니는 겁없고 영리하고 근사한 샤프트 역의 잭슨의 연기가 확실하고 송곳으로 살인하는 피플스역의 라이트의 액센트 심한 연기가 코믹하다. 리처드 라운드트리가 샤프트의 아저씨로 나온다. 이 영화에서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인물만큼이나 중요한 노릇을 한다. 속편이 나올 게 분명하다. 등급 R. Paramount.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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