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첫주 북경대 경영대학에서 80여명의 중국 각지에서 온 젊은 교수들의 연구방법론 프로그램을 한부분 맡아 토론한 것을 끝으로 비교적 긴 홍콩과 중국에서의 체재를 끝내게 되었다.
오늘 칼럼에서는 남북경협을 계기로 북학에서의 경제활동을 생각하고 계획하는 미주한인비즈니스의 입장에서 본 앞으로의 코스트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내에서의 경제활동을 생각하고 있는 비즈니스들 중 상당한 부분이 임가공을 포함한 제조활동이라 중국에서 기업들의 경제활동의 코스트가 어떻게 변해오고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서 앞으로의 예측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이다.
북한에서의 경제활동에서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세가지 코스트가 있을 것이다. 원재료와 자재비, 노동비, 제조간접비가 이 세가지를 의미하는데 첫 번째와 마지막 코스트의 절감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거의 모든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노동비일 것이다.
중국에서는 지금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경영개선을 이유로 코스트 절감에 관심이 있고 그동안 필자가 미국과 일본기업들에서 적용해온 방법들 중 ABC란 경영기법에 중국에서는 무척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십몇년전 본지의 "미주 한인기업들의 장래" 시리즈 중 한번에 상세히 설명한 바 있었던 ABC란 종전의 기업부문별 코스트 접근에서 벗어나 기업이 무슨 활동들을 하는가를 분석하고 코스트를 그 활동에 연결하는게 중심이 되는 개념이다.
기업이 부문별로 몇 퍼센트의 코스트 절감을 각자하자는 식으로는 코스트가 장기적으로 절감되지 않는다. 코스트는 무언가 활동이 있으니 생기는 것이고 그 활동을 줄이거나 없애버리면 코스트는 따라서 줄거나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ABC가 어떻게 중국기업들에게 쓰여질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경제활동이 갖는 특수성을 접하게 되었는데 아마 그중 상당한 부분이 북한내 경제활동에 그대로 적용이 되리라 믿는 것이다.
가장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생각되는 노동비를 보자.
미국에서는 노동비가 그중 제조간접비로 분류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한 부분이 변동비에 속한다. 코스트를 절감할 때 직접노동비를 그대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노동비가 직접비가 아니고 변동성이 없다. 북한도 같을 것이다. 노동은 개인으로서 접근되는 것이 아니고 그룹 중심으로 행해지고 장단기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항상 고정비용으로 보아야한다.
이런 경우에 추가 코스트 절감을 위해서는 자재비를 줄이고 제조간접비를 줄여야하는데 여기에도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기본 산업에 가까운 생산활동을 하는 비즈니스들은 중국과 북한에 가까우면 자재조달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을 이용할 수 있고 제조간접비 중에서 시설비용 등에서 저렴한 토지비용 등으로 코스트가 줄 수 있는데 남북정상회담 이주일전 칼럼에서 설명했듯이 경직된 사회체제와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시설에서 상당한 부분 이러한 장점들을 상쇄하는 코스트들이 있을 것이다.
결국 북한에서의 경제활동을 생각하는 미주한인비즈니스들은 투자와 경제협조에서 무엇이 플러스이고 무엇이 마이너스인가 코스트를 추정해가며 자세한 계획을 세우는게 좋다.
이번의 경우에도 호들갑스런 모험을 하지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어도 5개년계획 정도는 세워야 한다.
거의 모든 경우에 북한에서의 활동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성 없으나 멀리보고 한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그 단기적 비경제성을 코스트로 잡아서 기본투자에 포함시키는 면밀함이 바람직스럽다.
초기의 기본투자 플러스 몇 년동안의 손실이 그 후 몇 년동안 얼마만큼의 이윤으로 충분히 보전되고 그 후 이윤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가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좋은 기회가 곧 또 실패한 비즈니스들의 스토리로 얼룩질 가능성이 생기고 그것은 우리 누구도 바라지 않는 것이다.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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