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8월 29일 일본황제는 한국황제의 자청에 의해 맺어졌다는 합병조약을 공포했다. “한국 황제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히 그리고 영구히 양여한다”
백의민족에게 수치스러운 그 날에 일본 열도에서는 거리에 꽃전차가 달리고 마을마다 깃발이 넘쳐 흘렀다. 일본이 정한론의 타당성을 내세우는 ‘걸리버의 여행기’ 같은 ‘일본 서기’나 ‘고사기’에 만담조로 여기저기 쓰여진 얘기들이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로부터 일제강점 36년은 광화문이 헐리고 화려한 금수강산이 파헤쳐지며 공출의 이름으로 약탈당하고 젊은이들은 탄광, 학도병, 정신대로 내몰려지고, 신사참배 일어 강제교육 심지어 창씨개명까지 강요받는 등 결코 정복될 수 없는 민족혼을 가진 한민족에게 굴욕과 암흑의 세월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일황은 쿠데타 수법에 의한 삼엄한 경계 속에서 강압적으로 쓰여진 총리의 날인은 있으나 황제의 날인은 없는 문서를 읽어댐으로써 합병을 합법화 시킬 국제법상의 효력을 가진 조약문서는 존재치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써 올바른 한일관계의 재정립은 일제 36년간 한반도 지배가 국제법상 불법임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돼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전승일 8.15를 미국에 사는 우리는 광복의 날로 맞는다. 견딜 수 없는 학정으로 쫓겨가는 일인에게 손가락질 할 힘도 없었던 한민족에게 이 날은 불행히도 남북 분단의 새 출발이기도 하다.
며칠 전, 독일이 2차대전 중 나치 강제노동 피해자의 배상 협정 타결로 사실상 전쟁 과오에 대한 문제를 끝냄으로써 게르만 민족의 도덕성 회복이 확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매년 지금쯤 원폭 피해자 추모를 위한 평화운동이 한창이다. 거기에는 천황의 이름으로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적 침략행위를 반성하고 속죄하는 구호나 문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지금 G8회의가 열리고 있는 오키나와에서는 한 여학생에 대한 미군의 성폭행으로 온 섬이 떠들썩하다.
주권국가들의 수많은 여자들을 총칼로 위협해 정신대로 끌고가 농락했던 것과 패전국 지역의 한 여학생을 주둔 승전국 군인이 농락한 것의 차이를 모를 그들이 아닐진대 강자에 의한 피해의식과 약자에 대한 지배의식만 고취되고 있음은 정신적 열등국의 표본이며 오늘의 일본의 비극으로써 동과 서의 두 패전국의 양심과 도덕성이 이렇게 판이한 것이다. 일본은 주위 국가와의 배상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좁아져가는 지구촌의 이웃으로써 공존의 자세를 터득하기 위한 학습시간을 이날 하루쯤 가져보는 것은 속죄를 위한 조그마한 첫 걸음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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