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매향리와는 비교도 안되지만 미군 기지 근처에 있어서 골치아픈 마을이 미국에도 있다. 매릴랜드주의 휴양지인 오션 시티가 그렇다.
맨 처음에 나타난 것은 정체모를 은빛 구체였다. 직경이 12인치쯤 되는 공모양 물체들이 하늘에서 둥둥 떠내려오자 검정색 헬리콥터가 떨어 뜨린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곧 시의회가 비밀리에 군부에 시립비행장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레이다를 시험해도 좋다고 허가했다는 말이 나돌기 시작하고 지난 며칠간 군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며 내는 충격파가 몇번 도시를 뒤흔들자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테스트는 사막에 나가서 할 일이지 이런 휴양지에 가당치도 않다"고 흥분하는 주민 홀리스 마틴에게 매릴랜드주 출신의 두 연방상원의원까지 동의한다. 바바라 미컬스키와 폴 사마네스 의원은 지난 주 윌리암 코언 국방장관에서 레이다 테스팅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 편지에는 "저희는 또한 웨스트 오션 시티 지역을 비행한 모든 헬리콥터 및 32온스짜리 구체 발사에 관한 정보 또한 보고서에 포함해주시기를 요청하는 바입니다"라고 적혀있다.
주민 저항운동의 선봉에 선 시의원후보 마가렛 필라스는 "30년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말해달라는 것"이라고 정리하는데 그 일이란 한창 해변에 인파가 몰리는 다음주에 군대가 10년전 걸프전때 신통치 않은 것으로 정평난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시스템 개선을 위한 일련의 테스트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테스트에서는 물론 미사일이 발사되지도 않고 오션시티로 유입되지도 않는다 대신 저 멀리 바다에서 제트기들이 날아다니면 테크니션들이 인근 월롭 아일런드와 바다위 해군 함정과 연결된 패트리어트 레이다 시스템이 얼마나 그것들을 잘 추적하는지를 평가하는 정도다.
오션 시티는 다만 3개 레이다망을 연결, 통합시켜 실험하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갖췄을 뿐이고 군대는 올 가을 다른 곳에서 실시될 예정인 미사일 발사 실험이 지연되지 않도록 여름철 휴가 시즌이 피크에 달한 지금 실험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도 은색 공에 대한 설명은 없다. 필리스는 이 공을 비밀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이제까지 오션 시티 주민들이 겪은 일에 대한 단 하나의 물적 증거인 이 공은 원래 이 동네 주민 웬디 갈리스가 작년 겨울에 50번 도로 인근 야산에서 주워온 것이다. 자기집 마당에서 아이들과 개가 가지고 놀던 것을 미사일 실험 이야기가 나오자 필리스에게 넘겨줬다.
필리스는 이 공은 가지고 몇일동안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주인을 찾았는데 지난 주 패터선트 리버 해군항공대에서 그 공의 정체를 확인해줬다. 이 기지내 레이다의 눈금 조정을 위해 P-3 비행기가 정규적으로 떨어뜨리는 무해한 알루미늄 구체로 예정된 패트리어트 테스팅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래도 필라스는 그 설명에 의심이 남아서 기자를 불러 보여주면서 정부와 관계없는 독립적인 기관의 분석을 받고 싶다고 했지만 해군당국은 마음대로 하라는 반응이다. "그 구체를 주운 사람은 가져도 좋고 알루미늄 리사이클통에 넣어도 좋다"고 기지가 발표한 성명서는 밝히고 있다.
아울러 레이다 테스트도 전혀 해롭지 않다고 했다. 테스트장에서 반마일 떨어진 주택이나 해변에 있는 사람이 입을 피해는 햇빛이나 셀폰에 의한 것보다도 경미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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