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어의 리버맨 부통령후보 지명이 노리는 것은
▶ 진보세력 다독일 듯 … ‘유대계 거부감’ 자극할수도
오는 14일 LA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지명될 앨 고어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코네티컷출신의 조셉 리버맨(58) 유대계 연방상원의원이다.
고어가 6명의 부통령후보들 가운데 리버맨을 ‘백악관 가는 길’의 동행자로 택한 것은 그가 다른 후보들과는 두 마리의 새를 한꺼번에 잡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고어가 직면한 최대 과제는 그의 멘토에 해당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고어를 뒷받침해주는 최대 후원자이긴 하지만 유권자들은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도덕성을 보여주지 못했던 현 대통령에게 일종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고어 부통령과 한조를 이루어 미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견인해낸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개인적 평가에는 극히 인색하다.
고어로서는 경제번영을 다진 공로를 그대로 차지하되 클린턴과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구사해야할 필요를 절감했고 여기에 가장 합당한 인물로 리버맨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버맨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과 관련,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최초로 클린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주인공이다.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로 미국의 조야가 떠들석하던 98년 4월, 그는 연방상원 본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클린턴의 불륜은 비도적적이고 추잡하며 국가에도 해가된다"고 통박하고 "자신의 나이의 절반에 불과한 직원과 백악관 집무실 근처에서의 혼외관계는 부적절한게 아니라 비도적인 것"이라고 규정, 공화당의원들까지 놀라게 만들었었다.
이처럼 클린턴의 ‘당내 저격수’였던 리버맨을 부통령후보로 영입함으로써 고어는 유권자들에게 클린턴과의 결별의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줄수 있을뿐 아니라 훼손된 클린턴의 이미지를 자신에게 덧씌워 경제번영의 공로를 희석시키고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자극한다는 공화당의 선거전략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다.
리버맨이 가져다줄 이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어는 당내 좌파에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리버맨은 중도좌파의 리더로 진보세력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미정치사상 첫 번째 유대계 부통령후보이기 때문에 결속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유대계의 표와 자금지원까지 덤으로 끌어올수 있다.
물론 그의 인종적 배경은 이중의 날을 지닌 칼이다. ‘완전한 유대인’이라는 그의 출신배경이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자극할 위험성도 높다. 미국인들 사이에 자리잡은 뿌리깊은 인종적 거부감이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고어는 치명적인 정치적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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