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조사 파행…오후 특검보 배석 하에 고작 2시간 조사
▶ ‘계엄 정당화 지시’ 혐의 일체 부인… “사후보고도 안 받아”

법정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등 우방국에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6일(이하 한국시간)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오후 4시 30분께 돌려보냈다. 윤 전 대통령이 조사실에 머문 시간은 대략 6시간 30분이었다.
다만 오전 조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실질적인 조사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파견 경찰이 신문하려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며 검사 지위를 가진 자가 배석할 것을 요구했고, 특검팀이 상당시간 질문자 교체에 응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오전 조사는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형사소송법 및 특검법상 피의자 신문 조서의 작성 주체는 검사 지위에 있는 자여야 하고, 이에 따라 검사 지위에 있는 특별검사·특별검사보 및 파견검사가 신문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검사의 직접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측이 준비될 때까지 몇 시간이고 대기하며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도 한다.
양측 협의 끝에 특검보 배석하에 오후 1시 30분께 조사가 시작됐고 조서 열람이 시작된 오후 3시 30분까지 약 2시간가량 조사가 이뤄졌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에서도 같은 이유로 신문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신문에 나서자 윤 전 대통령은 1시간가량 질문에 답하다가 돌연 신문 자격을 문제삼으며 교체를 요구했다.
이날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통해 미국 등 우방국에 비상계엄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를 받은 국가안보실은 계엄 다음날 국가정보원에 '우방국가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국정원 1차장 산하 해외 담당 부서가 메시지를 영문으로 번역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를 직접 불러 이를 설명했다는 게 특검팀이 파악한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작성한 의도와 이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경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국가안보실 등에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안보실과 외교부에 세세하게 지시한 것이 없고 사후적으로 보고 받으신 것도 없다"며 "원론적으로 '공보를 잘 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오는 13일 대면조사가 예정된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한꺼번에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특검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당초 합의된 일정대로 오는 13일 다시 출석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종합특검팀에 피의자로 소환돼 조사받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 25일 특검 출범 이후 101일 만이다.
앞서 특검팀은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출석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가 윤 전 대통령 측이 반발하자 비공개 소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모습과 구치소로 돌아가는 모습 모두 언론에 포착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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