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대개 과일나무 한 두 그루는 갖고 있다.
우리 집 뒤 뜰에도 종류를 달리하는 두그루의 자두나무가 한 여름이 되면 차례차례 검은 빛으로 익어간다.
자두를 따려고 사다리에 오르면 새들이 주변에서 까악거리는 폼이 자기것을 남이 차지한다고 내게 항의하는 듯하다. 잘 익은 것은 새들이 더 잘알아보고 이미 많이 쪼아 먹었는데 그래도 새 먹을 것 남기고 함지박 몇 개에 담아 이웃과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
친구들은 또 늦 가을에 사과나 감을 따서 가져오니 서로 나누어 먹는 정이 사람사는 맛 나게한다.
올해는 일찍 거름을 잘 주었던 덕분인지 알이 굵고 즙이 많고 썩은 것이 별로 없이 토실하다. 남들은 우리 자두가 맛있다고들 하는데 식구들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냉장고에 보관하면 두어달은 꺼내어 먹을만하다.
한여름에 거두는 열매는 가을의 그것과는 기분이 사뭇 다르다. 가을의 결실이 수확에 대한 흐뭇함과 겨울을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면 자두나 수박등의 여름 열매는 땀흘리는 더운 날씨에 잠시 숨돌려 식힐 수 있는 그늘속을 생각케 한다.
제철의 과일은 당도도 높고 영양가도 높다. 그래서 우리의 입맛을 더욱 돋구게 하는지 모르겠다.
연전에 우리집에 오셨다가 자두 한 보따리들고 총총 동생네 집에 가셨던 친정어머니 생각과 함께 옛 시조 하나가 머리에 떠 오른다.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재 아니라도 품엄즉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탐스런 감이 있어도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드릴수가 없는 어느 시인의 아쉬워하는 마음을 잘 나타낸 이 시는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를 하라고 시시때때로 나를 깨우친다.
뉴져지 동생네 집에 계신 어머니께 인편을 수소문해서 잘 익은 자두 한 바구니를 보내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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