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방치됐던 필라델피아의 빈 건물들이 연이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24일 이후 무려 22동의 건물이 자체중량을 버티지 못한채 성냥갑처럼 주저 앉았지만 시정부는 또다른 3,100채의 가옥이 언제 허물어질지 모를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무너진 건물들은 빈민가인 노스 필라델피아 일대의 연립주택들로 거의 모두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22동의 건물들이 폭격이라도 당한 듯 여기저기서 폭삭 주저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나오지 않은 것도 입주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물붕괴를 야기시킨 정확한 원인을 잡아내지 못했지만 이번 여름철에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는 사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배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낡은 누수 건물들이 빗물로 인한 부식과 지반약화로 무너졌으리라는 추측이다.
붕괴된 건물들은 30년 가까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채 방치됐던 연립주택들이었다.
현재 140만명의 인구를 거느린 필라델피아는 지난 30년간 55만명의 주민들이 타지로 이주하는 ‘엑소더스’현상을 겪었다.
주민들의 대탈출로 집터 2만 필지가 공터로 남았고 인적이 끊긴 집만도 30만채를 헤아린다. 문제는 이중 3,100채의 건물이 즉각적인 철거를 요하는 붕괴위험 건축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다.
부실건물 정리를 공약으로 내걸어 지난 1월 시청에 입성한 존 F. 스트리트 시장은 "철거작업을 확대해 매주 30동씩 허물기로 한 붕괴위험 건물을 주당 60동으로 늘려 잡았다"며 건물당 철거비로 6,500달러에서 1만1,000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신의 공약대로 2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성, 올가을부터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나서기로 한 스트리트 시장은 실태파악을 위해 헬기를 이용한 공중관측도 준비중이다.
시정부 주택면허과의 직원들은 붕괴위험이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 배수시설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옥상에 물이 괴어 있거나 잡초들이 함부로 자라기 마련이라며 공중관측으로 이런 건물들의 명단을 작성한 뒤 우선적으로 철거키로 했다고 말했다.
주당 60동의 빈 건물을 정리해야 하는 주택면허과는 작업현장에 모인 철거회사들을 대상으로 즉석 입찰을 받아 최저가를 제시한 회사에 작업을 맡기는 간이입찰제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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