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없는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모자라는 사람 취급을 받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귀뺨도 내놓아야 할 때도 있지만 글은 앞 뒤가 정연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그러나 그림은 그게 아니다.
세기의 명화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얼굴에 연필로 콧수염을 그려 넣어 명성을 날린 화가가 있는가 하면 엿가락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회중시계들을 그려 기상천외한 장면을 연출한 ‘달리’의 ‘기억의 불변’도 통하는 것이 그림이기 때문이다.
붓자욱의 넓이와 굵기, 그리고 지나간 속도와 물감의 두께, 색의 엉킴과 긁어내고 덧칠한 흔적들이 보는 사람의 정서를 파고 든다는 말인데 어떤 화가의 붓질은 그림의 안과 밖 모두에서 술냄새를 풀풀 풍기기도 하고 ‘마리로랑생’의 정물화는 싸구려 화장품 냄새가 전시장 전체에 진동하게 하기도 한다.
다다이즘의 선구자 ‘뒤샹’은 어떠한가. 뻔뻔스럽게도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를 전시장 조각대 위에 뉘어놓고 맑은 물이 콸콸 솟아나는 ‘샘’이라 명명했는데 그것도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변기용품 상점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당연히 심사위원들의 거부로 전시장에서 퇴출되는데 전통 회화를 경멸하는 행위와 인간의 이성은 항상 어리석은 것이라는 데 공감하는 지식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전쟁의 파괴성으로 인간에게 진저리를 친 지성들의 허무주의를 대변한 다다이즘의 선각자로 명성을 굳히는데 1920년경 뉴욕에서 일어난 사건들이다.
80년이 지난 지금 화가랍시고 우쭐거리는 내 눈에도 뉘어진 소변기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 당시의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읽게 하는데 이것도 그림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별함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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