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면 평범한 가정주부인 이복형(63)씨가 무대에 설 때마다 지인들은 놀란다.
무대 의상을 차려 입고 머리칼은 한 올 흐트러짐 없이 쪽으로 정리한 후 부채나 장구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하면 평소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다.
알만한 사람은 그가 명무 김백봉의 수제자이며 1950년부터 50년간 한국무용 속에서만 살아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가 워낙 무대에 서는 것을 아끼며 일단 무대에서 내려오면 보통사람의 모습으로 철저하게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그가 집에서도 연습실을 만들어놓고 혼자서라도 춤을 추는‘극성 춤꾼’이며 또 스승의 춤을 보존하기 위한 ‘김백봉 춤 보존회 미주회장’이란 사실도 곧잘 잊고 대한다.
그러다 그가 별안간 또 무대에서 춤사위를 펼칠라치면‘아 그가 정통파 무용가였지’라고 다시금 되새긴다. 2년전 이씨의 스승 김백봉은 문화원 공연무대에서 이미 60세가 넘은 그가 춤을 추자 “너의 춤에서는 최승희 선생이 보인다”고 칭찬한 바 있다.
그런 이씨가 이번에는 한꺼번에 두번이나 무대에서 그의 춤을 펼쳐보인다.
21일에는 한국의 날 행사의 개막식에서 한국에서 온 무용단과 함께 서울국제공원 무대에 올라 부채춤 독무를 하게 되며 23일에는 다운타운의 콜번음대 지퍼 홀(200 S. Grand Ave.)에서 필그림 남성합창단의 13회 정기연주회(지휘 진정우)에서 민요에 맞춰 장구춤과 부채춤을 선보인다.
한국무용의 최고수였던 최승희의 맥을 이은 김백봉이 서울에서 첫 무용연구소를 열 때부터 수제자였던 그였고 80년대 후반부터는 다시 LA지역에서 공연을 심심찮게 해왔지만 그는 무대에 서기 전에는 항상 긴장을 한다.
특히 이번의 필그림 합창단의 우렁찬 합창에 맞춰 울산아가씨와 새타령을 춤으로 풀어내는 것은 합창단에게도 처음이지만 이씨에게도 첫 시도이기에 더욱 신경이 쓰여지는 무대라고 한다.
“한동안 망설였지만 여러 해 동안 민요와 무용을 접목시키는 무대를 생각하셨다면서 지휘자가 설득을 하셨지요. 이왕 서게 되었으니 50년 이상 배우고 또 보존하려고 애썼던 고전무용의 아름다움을 한껏 펼쳐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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