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음악가 루트비히 폰 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서 정상인의 10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됨으로써 그의 납중독 사망설이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시카고의 건강연구소 연구팀은 17일 분석대상이 된 베토벤의 머리카락 8가닥 모두에서 정상치보다 훨씬 높은 납이 검출됐으며 이는 그가 납중독 상태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4년간 베토벤 머리카락 분석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윌리엄 월시 수석연구원은 베토벤이 20대 때부터 보여온 심한 복통과 갑작스럽게 화를 내거나 우울해지는 행동이 모두 납중독의 증상이라고 밝혔다. 청각장애 역시 납중독으로 초래될 수 있는 증상이기는 하나 베토벤의 말년에 나타난 청력상실이 납중독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베토벤이 어떻게 납중독이 됐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그가 중금속으로 오염된 도나우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자주 먹어 납중독이 됐다는 주장이 있는가하며 그가 즐겨 찾았던 온천의 물을 마신 것이 원인이 됐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월시 연구원은 베토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 빈 주민에 관한 기록이 없는 점으로 볼 때 그의 증상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베토벤의 머리카락 8가닥 중 2개는 화학성분을 분석하고 나머지 6가닥은 최첨단 X선 정밀 촬영을 통해 납중독 사실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베토벤이 매독에 걸렸었다는 주장의 신빙성도 크게 낮아졌다. 당시에는 매독 치료에 주로 수은을 사용했으나 그의 머리카락에서는 수은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시는 베토벤이 1827년 57세를 일기로 사망하기 전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고통받은 질병의 원인을 규명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런 점이 그의 머리카락을 분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사용한 머리카락은 베토벤 사망 다음 날 추도객들이 그의 시신에서 떼어간 것 중의 일부로 지난 94년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 나온 것을 베토벤 팬인 이라 브릴리언트와 체 구에바라가 7천300달러에 매입해 건강연구소측에 맡김으로써 분석이 이뤄지게 됐다. 베토벤의 머리카락 분석에 관한 얘기는 금주 중 ‘베토벤의 머리카락’이란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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