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꽃들은 10일 이상 피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궁화는 한 번 피기 시작하면 100일동안 수 천송이를 한꺼번에 피우지요. 또 질때도 꽃 잎 낱장이 한 장씩 떨어져 지는 것이 아니라 저녁때면 꼭지채 아물어져 모습을 감추곤 하지요.”
무궁화의 생태로부터 한국 민족의 끈기있고 의연한 고고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고 말하는 김영구(73)씨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궁화 할아버지’라 불리고 있다. 무궁화 꽃씨를 받아 한인 단체 행사때마다 또는 선교사들을 통해 꽃씨 전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12년전 미국에 처음 이민와 목수, 경비, 봉사원 등으로 일하면서 힘들 때 마다 무궁화를 떠올리곤 했다고 한다. 이후 곧 무궁화씨를 찾아나선 그는 지금 집 앞에 잘 성장한 12년생 무궁화 나무를 갖고 있다.
“무궁화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와는 달리 200여 종이 있습니다. 지금 제 집 앞에는 보랏빛 나는 무궁화, 흰 꽃을 피우는 무궁화가 있습니다. 무궁화를 보고 있노라면 남궁 억 선생님부터 초등학교 역사 시간까지 기억이 꼬리를 물곤 하지요.”
그러나 많은 한인들이 이민 온 후 바쁜 생활 때문에 일제시대의 그 시련을 이겨낸 무궁화를 잊고 사는 것이 안타까워 묘목을 재배해서 또는 꽃씨를 통해 지금 「무궁화 전도」를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로한 나이에도 웰페어를 타지 않고 페인트칠, 지붕 고치는 일 등 막 일을 마다않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또 시간이 나면 무궁화씨를 무료로 나눠주러 다니곤 한다.
“끈기있고, 소박하고, 단아하고, 절개 있는 한국 민족성을 그대로 나타내는 꽃”이라고 무궁화 예찬을 아끼지 않는 김씨는 꽃씨 나눠주기 운동 이외에도 태극기 대여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아주 작은 행사용 태극기부터 대형 태극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것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무궁화’‘태극기’를 고집하고 있는 그는 10월 말 꽃씨가 땅에 떨어지기 전에 씨를 받아 말리기 위해 부지런히 무궁화 나뭇가지를 훑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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