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묘히 사실왜곡·오도 … 사진조작까지 서슴치 않아
선거철에 봇물을 이루는 정치광고를 액면 그대로 믿는 유권자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후보들은 50%의 순도를 기대하기 힘든 ‘절반의 진실’을 반복해 풀어 놓는다.
사실 유권자들에게는 사실과 거짓을 명백히 가릴 도구나 수단이 없다. 대통령선거전에 등장하는 광고는 그나마 언론을 의식, 들통날게 뻔한 거짓말을 자제하지만 언론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총선에서는 허위광고가 산사태를 이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싸움은 연방상원의석을 놓고 벌이는 힐러리 클린턴과 릭 라지오의 맞대결이다. 이들은 현지 유권자들 사이에 광범위한 존경을 받는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한 의원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공석이 될 뉴욕주 배정의석에 도전한다. 그런데 얼마전 공화당측은 라지오가 모이니한과 다정한 모습으로 나란히 거니는 TV광고를 내보냈다. 모이니한은 즉각 이의를 제기했고 문제의 광고는 사진조작으로 판명됐다.
대통령선거전에 등장하는 광고는 이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 사실과 거짓의 경계를 흐려놓을 뿐 완전한 허위광고를 내놓는 따위의 순진한 짓은 하지 않는다.
정치광고는 몇가지 규칙을 갖고 있다. 첫째가 시차 무시고 둘째는 의도적 문법파기이며 셋째가 사실의 함량조작과 오도다.
공화당전국위원회가 제작한후 방영을 취소한 광고는 시차무시의 전형적 예에 속한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고어는 "지난 2년간 클린턴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은 즉각 모니카 르윈스키사건 조사에서 드러난 클린턴의 거짓말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화면에 등장한 고어는 대통령탄핵재판이 열리기 4년전의 모습이었다.
문법파기는 클린턴과 고어가 즐기는 방식이다. 교육정책을 소개하면서 고어는 "10만명의 더 많은 교사" (100,000 more teachers)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동사를 고의적으로 없앤 문장이다. 마치 10만명의 교사를 이미 증원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늘어난 교사수는 2만9,000명에 불과하다. 10만명은 목표치일 뿐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자주 등장하는 수법이 사실오도다. 예선전에서 부시는 잔 매케인이 유방암연구비용 증액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매케인은 유방암연구비증액에 찬성했다. 단지 연구비증액을 규정한 법안을 그가 반대하는 다른 법안과 연계시켰기 때문에 최종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 뿐이다. 선거광고에서 이런 예는 부지기수라 일일이 열거하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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