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가을이 참 아름답네요. 앙상한 나무들과 더불어 기품이 있는 도시네요.”
시카고를 방문한 가수 윤종신은 연예인답지 않은 소탈함과 친근함을 띤 모습이었다. 보름 정도 짬을 내어 달라스에서 있었던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윤종신은 자연스런 분위기로 먼저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김현철, 이현우 등과 함께 한 ‘노총각 4인방’에서 탁월한 재담으로 인기를 모은 윤종신은 한국에 들어간 후 ‘노총각 4인방’형식의 토크쇼를 고정프로그램으로 벌일 것 같다며 웃는다. 시카고에 있는 1세들에게 그가 소개된 것도 아마 ‘노총각 4인방’의 이미지 때문이었을 게다. 가수가 토크쇼로 얼굴이 더 알려지니 “그래서 TV가 파급력이 있는 거죠”라고 그는 말했다.
“인생의 모토요? 가늘고 길게 사는 거죠.”
한국 가요풍토에서 번지고 있는 틴에이저 가수 열풍을 꼬집으며 윤종신은 어려서 에너지를 다 쏟아넣으면 나중엔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이 든단다. 백댄서를 거느리고 에이전시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들어진’ 신세대 가수들과는 달리 그는 혼자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대중 음악가이다. 그런 면이 그가 91년 1집을 낸 후 올해 8집을 내도록 끊임없이 사랑받고 장수하는 비결인가 보다.
음악을 시작할 때 그룹 시카고의 음악에 심취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윤종신은 ‘Hard to say I’m sorry’, ‘Saturday in the park’ 등 시카고의 노래 제목을 줄줄이 읊으며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그의 음악세계는 다분히 저패니즘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음악이 깊이가 있지만 야마시타, 안전지대, 히데야키 등 일본 대중음악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윤종신은 이론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요즘 작곡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른 다섯 쯤 되면 시카고에 와서 음악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동료 음악가들이 공부하러 오면서 보스턴이나 뱅쿠버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그는 시카고가 친근하고 정겹단다. 해외 공연은 활동무대가 아니기 때문에 준비가 어렵다며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내년 쯤 다른 가수들과 모여서 시카고에서 공연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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