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휘젓고 다니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한국에서만큼은 한국영화 때문에 울고 있다. 웃는 할리우드 외화라면 한국 영화 잔치에서 떨어진 떡고물을 받아든 쪽에 불과할 정도다.
특히 9월 이후부턴 한국영화들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외화들이 흥행 대결에서 무력하게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벌어진 현상이다.
하반기 한국영화의 공세를 이끈 작품은 역시 <공동경비구역 JSA>다.
추석에 <시월애>와 함께 개봉한 <공동경비구역JSA>은 역대 최다 예매(5만 장)와 주말 관객(21만 5,000 명) 기록을 세운데 이어 최단기간 서울 100만, 200만 명 관객 동원 기록까지 수립했다. 9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공동경비구역 JSA>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할리우드 영화들은 모두 참패를 기록했다.
그 뒤를 <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가 바로 이어가 외화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개봉한 <단적비연수> 또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아파트 밀집 지역의 극장에선 토요일 오전에 전회 매진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여기에 <리베라 메>까지 가세해 주말 극장가는 관객들로 넘쳐 흘렀다.
특히 극심한 비수기인 탓에 극장가에 관객이 아예 없던 상황에서 <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는 극장으로 관객을 끌어내는 흡인력을 과시했다. ‘킬링 타임’을 위해 극장을 찾아와 골라 보는 영화가 아니라 ‘기어코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줄서는 영화가 한국영화인 셈이다.
지난 해 <쉬리>가 ‘한국영화 관람이 애국심의 표현’인 것 같은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것과 비교하면 올해의 한국 영화 바람은 또 다르다. 올핸 작품 자체의 매력 때문에 관객들이 한국영화를 먼저 찾고 있다.
그러나 한국영화 때문에 모든 외화들이 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적비연수> <리베라 메> 개봉 때 매진된 한국 영화에서 넘친 관객들이 ‘어쩔 수 없이’ 외화를 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영화 때문에 극장 앞에 나와 긴장하고 있던 외화 관계자들은 이 정도 현상에도 기뻐하며 "<단적비연수> 덕택에 극장 앞에 사람이 북적이고, 그 때문에 내가 수입한 외화도 그나마 수지 타산을 맞추겠다"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 수입된 외화 가운데 ‘대박’을 터뜨린 작품은 <글라디에이터>와 <미션 임파서블 2> 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