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게임처럼 정교한 범죄 영화 <자카르타>가 한국 영화 팬들에게 지적인 게임 한판을 유혹하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해 연말연시를 장식할 새 영화 <자카르타>(시네마제니스, 정초신 감독)는 당초 코믹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완성된 필름을 확인한 결과 코믹물 소문은 오해였다. 웃기고, 재미있긴 하나 특정 장르로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최첨단의 퓨전 장르 영화였다.
<자카르타>의 가장 큰 특징은 퍼즐게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정교한 시나리오로 꾸며진 범죄 영화라는 데 있다.
은행 강도들이 치밀한 준비 끝에 투자금융사 금고를 턴다. 그러나 한 팀이 아니다. 각각 다른 세 팀이 하필이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같은 금고를 타깃으로 삼았다. 완전 범죄처럼 이뤄졌던 사건은 이 때문에 복잡하게 뒤엉킨다. 세 팀의 강도들도 어지러운 상황에서 헤맨다.
영화는 도입부에 사건을 ‘턱’ 저질러 놓은 다음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하나씩 조합해간다. 이 과정에서 <자카르타>는 관객에게 지적인 게임을 제공한다. 이해를 하건 말건 설명을 거두절미하는 불친절, 너무 자세히 설명하려는 과잉 친절의 사이에서 <자카르타>는 적절한 균형을 지키고 있다.
여기엔 부천 영화제 프로그래머 출신의 데뷔 감독 정초신의 꼼꼼한 연출과 시나리오, 어느 한 명 튀지 않는 7명의 공동 주연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크게 기여했다.
윤다훈 임창정 김상중 진희경 이재은 김세준 박준규 등은 각각 ‘튀는 개성’으로 똘똘 무장해 색깔 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어느 한 명이 도드라져 작품 전체 분위기를 망치는 것 만큼은 절대 피하는 솜씨들을 과시했다.
그 덕택에 <자카르타>는 영화 팬들을 열광시켰던 <유주얼 서스펙트> <저수지의 개들>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걸작 범죄영화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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