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배경음악과 함께) 멋진 걸을 데리고 놀이터를 찾아 다니는 사냥꾼을 본 일이 있는가/ 나의 레이다에 잡히는 그녀/ 멀리서 보기만 해도 황홀했지/ 엑스터시/ 그녀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지/ 우심코까(우리 심심한데 코피나 할까)/ 그러자 그녀 ‘코피는 무슨, 술이나 하자’고 하더군/ 요것봐라.’
말장난은 말장난이되 남다른 운치와 해학으로 귀를 붙드는 프로그램이 있다. 탤런트 윤다훈이 진행하는 MBC FM(95.9MHz) ‘윤다훈의 라디오섹션’(오후 8시 10분)은 퇴근길 지친 직장인들의 귀를 심심찮게 한다.
’고독한 사냥꾼’은 제목에서부터 음험한 냄새가 난다. 주로 ‘세 친구’(MBC TV 월밤 10시 55분)에서 윤다훈이 항상 호시탐탐하는 ‘걸(girl)들’과 연관된 코믹한 상황을 4자 성어로 마무리하는 코너이다. 물론 정상적인 4자 성어가 아니라도 좋다. 줄임말이든, 신조어든 네 글자로 마무리만 하면 된다.
’술고래 형 뒤치닥거리에 정신없이 바쁘다네/ 어느날 새벽에 쿵쿵소리 전봇대에 박았다네/ 머리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형은 열쇠로 옆집 대문을 따기에 바빴다네./ 아 이보다 더 삐리리할 수 없네’ 는 ‘삐리리’대신 ‘동네망신’ ‘엽기적’등의 다양한 상황을 넣어 일종의 자유시를 만드는 ‘이보다 더 삐리리 할 수 없다’ 코너이다. 단 어미는 반드시 ‘~네’로 끝나야 한다. 청취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음운을 달아 운치있게 정리하여 기발하면서도 단아한 맛이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시집갈 날 오겠지/ 남자들도 날이 새면 별수없지 않을까’’동짓달 꿍쳐논 돈 한 허리를 버혀내어/ 어려운 이웃 만날 날 굽이굽이 펴리라’노랫말이나 시조를 패러디한 ‘윤삿갓’이다. 취객이 파출소 순경에게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형식의 ‘뒷북을 울려라’등도 청취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폐부를 찌를 만큼 날카롭거나 통렬한 맛은 덜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시사풍자는 경쾌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최저생계비에서 성문제까지 ‘윤다훈의 라디오섹션’은 음운을 실어 서민들의 삶 구석구석을 긁어준다. 윤다훈의 자유분방하면서도 ‘고독한 사냥꾼’에서처럼 소심한 캐릭터도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한다. 홍동식 프로듀서는 "퇴근길 직장인과 설거지를 끝낸 주부, 셔터를 내리는 상인 등 하루를 정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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