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로 스키와 스노 보드, 스노 튜빙 등이 있다.
그 중 스키나 스노 보드는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면 능숙하게 잘타지 않는 한 내려오는데 넘어지기도 하고 타다가 멈추는 재미도 느끼면서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스노 튜빙은 거대한 타이어 튜브를 타고 꼭대기에서 미끄러져 햇빛에 화사하게 날리는 눈보라가 눈 코 입으로 날아드는 찰나, 어느새 밑으로 굴러떨어진 현실을 맛본다.
뉴욕에서 2시간 거리인 펜실베니아에 10년이상 단골로 다니는 레저와 스포츠 시설이 완벽한 휴양지가 있다.
가을이면 호숫가 단풍이 색색가지로 물들어 단풍이 비친 호반과 하늘을 배경으로 선 지상의 경계가 모호하며 겨울에는 흰 눈이 쌓인 자작나무 숲의 정적이 지극히 사색적인 곳이다.
노루가 떼를 지어 산책로로 뛰어나오기도 하는 그곳에 처음 가보고 좋았던 것이 시간만 나면 그곳으로 가게 만들었다.
호텔 내부 위락 시설도 훌륭해 질좋은 나무와 전면 유리문이 우아한 라켓볼장과 넓은 테니스장, 통유리창에 얼어붙은 성에 바깥으로 흰 눈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하고 김이 뭉클 뭉클 솟아오르는 스파도 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이틀이나 삼일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없이 머리를 하얗게 비우고 있으면 정말로 쉬는 것같다.
시간과 일에 쫓기지도 않고 다툴 일도 없어 그저 조용하게,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이런 것을 명백한 휴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곳이 몇 년 전부터 갈 때마다 쇠락해지더니 지금은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가보니 스키장이 있던 언덕에는 빈 리프트만 하늘에 매달려 덜렁거리고 제설기는 고장이 나 한쪽 방향으로만 눈을 만들어 빙판이 되지않으니 썰매가 나가지 않는다.
농구대의 네트는 찢어져있고 공은 바람이 살짝 빠져 탄력이 없고 라켓볼장 안에는 뭉쳐진 먼지가 굴러다닌다. 실내 운동기구는 반이상 고장이 나있고 게임 룸도 몇 개만 돌아가고 있다.
평화로운 휴식처이던 이곳에 발걸음도 조용히 걷던 가족은 물러나고 단체 손님이 몰려들며 아이들이 복도를 뛰어다니고 있다.
주인이 바뀌면서 누적되는 적자를 메꾸기 위해 고객층을 바꾸고 숙박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등 경영방침이 새로와졌는지, 인적 재원 관리가 제대로 안되었는지, 보수를 하자니 엄청난 자본이 들어가도 별 효과가 없는지,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경영주 혼자 아무리 잘해도 해결이 안되는지, 여러 가지 원인들을 고객인 나로서는 전혀 모른다.
하지만 고객은 냉정하다.
일단 한번 돌아서 간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기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힘들다. 아직도 노루가 주차장까지 떼지어 내려오고 호텔 뒷숲은 그대로 있지만 고객이 최선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그 비즈니스의 추락은 날개가 없다.
최근 10년간 최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기 침체론이 나오면서 한인 비즈니스도 걱정되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하고있는 스몰 비즈니스도 처음에 자리잡기까지 오랫동안 뜸을 들이며 올라가지만 조금만 삐긋하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일단 급류에서는 말을 갈아탈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긴장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된다. 갖은 고생을 다하여 일군 비즈니스에 스노 튜빙이나 썰매를 태우지 말자.
우리, 주위를 둘러보자. 비즈니스가 안정되었다고 잠시 한눈 팔고있지는 않은지. 일은 남의 손에 맡겨놓고 자신은 즐기기에만 바쁘지 않은지. 지금 잘 굴러가고 있을 때 그 환경을 가꾸고 키워야 한다.
내가 그 휴양지를 내년에도 갈 것이라고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새로운 곳을 개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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