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공휴일이 많은 5월이면 국내 여행 명소들은 으레 ‘틈새 휴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틈새 휴가족은 연차 등을 한두 번의 긴 휴가로 소진하지 않고 연중에 1~3일씩 짧게 끊어 여러 번 나눠 쉬는 근로자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 휴가를 공휴일과 붙여 씀으로써 휴식 체감도를 높이는 방식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지난 노동절 연휴에 이은 5일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나 25일 부처님오신날 대체 휴일을 끼고 휴가를 내는 것이다. 연휴나 바캉스 성수기를 피해서 인파가 적고 상대적으로 숙박 서비스 요금 등이 낮은 평일이나 비성수기에 단기 연차를 내는 실속형 틈새 휴가족도 있다.
■틈새 휴가는 영미권에서 합성어인 ‘마이크로케이션(microcation·micro+vacation)’으로 불리며 유행 중이다. 보험사 알리안츠파트너스의 ‘휴가 신뢰 지수(vacation confidence index) 2025’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 미국인의 73%가 마이크로케이션을 계획했다. 영국 BBC도 지난달 ‘마이크로케이션스: 짧은 휴가의 큰 매력’이라는 보도로 단기 휴가 수요 확산 추세를 소개했다. 단기 휴가객들은 장거리보다 가성비 있는 근거리 여행지들을 선호한다. 컨설팅사 맥킨지가 2024년 2~3월 미국· 중국·영국·독일·아랍에미리트(UAE)에서 5000명 이상을 조사해 보니 여행 경비의 75%가 자국 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집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많이 지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으로 중소기업 재직자들의 휴가비를 일부 지원하고 이를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충분한 휴식은 업무 복귀 후 생산성 향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사측으로서는 근로자가 휴가를 짧게 자주 나눠 쓸 경우 업무 연속성에 지장을 주지 않을지 걱정할 수밖에 없다. 근로자가 특정 기간에 더 일하고 대신 남은 기간에 더 쉴 수 있도록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등 경직적 노동 규제를 유연화해야 이런 딜레마를 풀 수 있다.
<민병권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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