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차기 행정부의 분야별 조타수들의 지명이 완료됐다.
각료 지명자들의 면면을 보면 적어도 정가안팎에서의 경험면에서는 이전의 내각 구성원들에 비해 한수 앞선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다양성도 돋보인다. 4명의 여성, 두명의 흑인, 두명의 라티노, 한명의 아시안 아메리칸과 역시 한명의 아랍 아메리칸이 포진한 예비내각은 역대 공화당 행정부에서는 찿아보기 힘든 다양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문제는 부시가 이들을 적절히 다루어가며 자신의 뜻대로 국정수행을 해나갈수 있느냐는 점이다. 정치경력이 일천한 부시가 노련한 각료들을 제대로 조련할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부시는 텍사스 주지사 재임중 강력한 인물을 중용한후 전권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주정부를 이끌었다. 일단 장군을 뽑은 뒤 그에게 마음에 맞는 인재들을 불러모아 팀을 짠후 정책의 우선순위까지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파격적인 용인술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을 연방차원의 국정운영에 그대로 이식하는데에는 문제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옛말이 있듯 대통령이 임기초에 국정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할 경우 정통성시비에 발목이 잡힌 차기 행정부가 초반부터 심하게 흔들릴 위험성이 높다.
더구나 부시가 차기 내각에 강경보수에서 중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적 이념을 지닌 인사들을 포진시켰기 때문에 대통령이 각료들에게 딱 떨어지는 진로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서로 자기 색깔에 맞는 정책을 밀어부쳐 극심한 내부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팽팽한 의석재편으로 의회의 방탄막이 사실상 제거된 상황에서 이같은 내부혼란은 곧바로 국정운영의 난맥상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일부 평자들은 벌써부터 국정운영에 관한 차기 행정부의 주요결정들이 백악관 집무실이 아닌 각료회의실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내각에 끌려 다니는 약체 대통령의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논공행상을 하다 보니 백악관의 비서진과 참모진이 각료들에 비해 비중이 현격히 떨어지는 인물들로 채워졌다는 점도 어쩐지 불안스럽다. 내각을 제어할 대통령의 견제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모들의 든든한 보좌를 기대하기 힘든 판에 콜린 파월과 딕 체니가 내각 주도권을 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라 보수와 중도파 모두를 아우르는 대통령의 정치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일부 평자들은 자기 색깔이 강한 헤비급으로 각료진을 짠 부시가 곧바로 이어질 하위직 후속인사를 통해 정책수립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확실한 ‘내 사람’들을 심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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