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던 앨 고어 부통령이 철철 넘치는 유머감각을 앞세운채 잔무를 처리,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개표전에서 패한 뒤 3주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는 3일 연방상원의장의 자격으로 107차 의회개원식에 참석, 상원의원 100명의 취임선서를 주관했다.
상원의원선서식에서 고어 부통령은 트렌 롯 공화당원내총무의 발언을 신호삼아 장내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미합중국 부통령이자 상원의장으로서 귀하가 보여준 헌신에 상원과 국민을 대신해 감사를 드린다"는 롯 의원의 서두 발언에 의원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하자 고어 부통령은 짐짓 엄숙한 얼굴로 의사봉을 두드리며 "장내 소란행위는 금지되어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텍사스출신 정치인의 대담한 지도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선언한 뒤 "나는 지금 텍사스 의총회장을 맡게 된 민주당의 에디 버니스 존슨 하원의원에 관해 언급한 것"이라고 말해 또 한차례의 폭소를 유도했다.
8년간의 하원의원생활을 포함, 16년간 중앙무대에서 의정활동을 펼쳤던 고어는 이날 흑인의원총회 의원 38명과 만나 차기 공화당 행정부에 협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정파를 초월한 대정치인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정당간의 선을 넘을 줄 알아야 하지만 선을 그을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하는등 화려한 말솜씨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고어의 달라진 모습을 지켜본 정가 관측통들은 그가 4년후를 기약하며 벌써부터 이미지 관리작업을 하는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어는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고어는 6일 연방양원합동회의에서 상원의장 자격으로 투표인단선거 결과를 공표하고 43대 대통령 당선자를 공식 발표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워싱턴에서의 공식적인 업무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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