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KBS TV 인기 드라마 <여로>의 ‘영구’ 장욱제씨(59)가 29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엔 브라운관이 아닌 연극무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바보 영구는 땜빵 머리에 안장다리, ‘색시야 색시야’라는 어눌한 대사조차 그대로다.
"새로 뭔가 보여줄 생각은 없습니다. 표정, 목소리, 몸짓 하나하나까지 29년 전 영구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연습 중에도 ‘그 때 내가 어떻게 연기했더라’라며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그래서 공연 제목도 ‘향수극 여로’로 정했다. 전파상 ‘테레비’ 앞에 삼삼오오 모여 눈물 짜내던 그 시절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극단 세령이 제작한 이번 작품은 1월 19일 전남 광주 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2월 2~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월 4일 대구 시민회관 등 전국 순회 공연을 가진다.
72년 방영된 <여로> 열풍은 90년대 최고 히트작 <모래시계>의 인기를 앞질렀다.
"군대에선 점호도 않했다죠 아마, 극장은 여로의 시간을 피해 영화를 상영 했구요."
TV가 귀했던 시절, <여로>는 사람들을 두 번 울렸다. 영구의 비극적인 인생 유전이 슬퍼울었고, <여로>를 보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또 울어야 했다는 일화를 남겼다.
장씨는 "이번 작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지만 그간 어떻게 지냈을지 궁금한 건 당연지사. ‘죽었다’ ‘이민 갔다’는 등 소문이 끊이질 않았기에 궁금증은 더한다.
"사업하면서 한국서 잘 살고 있어요.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을 경영하다가 지난해부터 무역업체 ‘장 인터내셔널’을 꾸려가고 있어요."
드라마 <여로>가 끝난 뒤 해마다 ‘드라마로 다시 만들자, 악극으로 올려보면 어떠냐’ 등의 제의가 쇄도했지만 TV 토크쇼에서 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별 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저 이젠 그 시절로 한번 돌아가봐도 되겠다라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연기를 계속할 생각은 없어요."
1부서는 귀순배우 김혜영, 2부에서는 원조 각시 태현실씨가 ‘분이’역으로 출연한다. 극본 이남석, 연출 김창래씨. (02)3675_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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