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 42대 대통령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에게 98년은 ‘약속의 시간’처럼 보였다. 이제 막 재선에 성공한 그는 넘쳐 흐르는 자신감속에 새해를 맞았다.
여소야대의 어려운 상황에서 놀라운 ‘통치술’로 국정을 주도해온 그에게 98년은 풍성한 ‘수확의 해’가 되어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가 연초에 꾸었던 장미빛 꿈은 솜털 보송보송한 백악관 인턴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곧바로 악몽으로 바뀌었다.
’부적절한 관계’의 상대역은 95년 6월 무급인턴으로 백악관에 첫출근한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21세의 애송이였다. 한낱 인턴에 불과했던 르윈스키가 어떻게 클린턴과 눈을 맞출수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둘은 95년 11월부터 이미 도착적인 성관계를 갖기 시작했다.
백악관에 들어간지 불과 5개월만에 ‘대통령의 여자’가 된 르윈스키는 그해 12월 의회에서 온 우편물을 처리하는 유급인턴으로 ‘승진’했고 이때부터 서신전달을 핑계로 클린턴의 집무실을 수시로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러나 클린턴은 ‘철부지’와의 불장난이 얼마나 위험스러운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관계정리에 나선 그는 이듬해 4월, 백악관 비서실을 통해 르윈스키를 국방부 대변인실의 보조직원으로 치워 버렸다.
클린턴의 달라진 태도에 충격을 받은 르윈스키는 국방부 고참직원인 린다 트립에게 대통령과의 관계를 하나둘 털어놓았다. 바로 여기서부터 일이 꼬여들기 시작했다. 98년 1월, 트립은 르윈스키가 털어놓은 깜짝놀랄 얘기를 몰래 녹취해 대통령부부의 화이트워터스캔들을 조사중이던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건네주었다.
대통령이 적극적인 방어태세를 취하자 스타 검사는 넉달뒤인 7월25일 대통령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둘 사이에 정치생명을 건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르윈스키가 스타 특별검사에게 대통령과의 성관계 사실을 털어놓았다. 스타로부터 기소면제를 보장받은 르윈스키는 대통령의 정액이 묻은 드레스까지 증거물로 내놓았다. 움직일수 없는 물증을 확보한 스타는 대통령에게 DNA샘플을 요구했고, 클린턴은 별수 없이 이에 응했다.
벼량끝으로 몰린 클린턴은 7월29일 소환장 취소를 전제로 연방대배심에 증언할 것을 약속했다. 8월17일, 클린턴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배심앞에서 증언을 했다. 백악관에서 검사들에게 호된 ‘문초’를 당한 클린턴은 당일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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