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상원 법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한 흑인 법관이 행한 증언으로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부장관 지명자가 궁지로 몰렸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18일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한 흑인 법관은 애시크로프트의 출신 지역인 미주리의 주대법관 로니 화이트였다.
화이트는 지난 98년 종신직인 연방 고등법원 판사로 지명을 받았으나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애시크로포트가 공화당 동료의원들을 설득, 그의 인준안을 부결시키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던 인물이다.
법사위 증언에서 화이트 주대법관은 "애시크로프트가 법관으로서의 나의 기록을 왜곡시켜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연방상원 앞에 놓여진 질문은 이같은 사실왜곡 행위가 법무부에 요구되는 페어플레이와 정의에 일치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주대법관은 애시크로프트 지명자를 인종주의자라고는 생각지 않으나 "연방 고법판사 지명을 거부했을 때 그는 분명히 이중의 잣대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애시크로프트에 맞서 상원의석에 도전했다 비행기 사고로 숨진 멜 캐나한 미주리 주지사에 의해 주대법관에 임명된 화이트는 "그는 내가 강력범들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고 검사들을 싫어하며 법과 질서의 문화를 거부하는 인물로 묘사했으나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었다"고 비난했다. 화이트 대법관은 "애시크로프트의 사실 왜곡으로 말미암아 나는 일생을 두고 추구했던 내 경력의 정점에 오를 수 없었다"고 강렬한 분노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은 "그동안 숱한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쳤지만 귀하에게 일어난 것처럼 추한 일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정면으로 애시크로프트를 겨냥했다.
한편 연방 상원의원 시절 소수계 특전인 어퍼머티브 액션과 낙태, 총기규제에 강력히 반대해 진보진영의 눈총을 받았던 애시크로프트 지명자는 "화이트 판사가 재판부 법관들 가운데 유일하게 미주리의 살인기소범에 대한 사형을 반대하며 재심 의견을 내놓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지나치게 관대한 평을 내렸다"며 "그런 그가 미주리 주대법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연방 고법의 판사로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일 뿐 그의 인종적 배경을 문제삼았던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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