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샌타애나에 소재한 오렌지카운티 법정에서는 영원한 미제로 남을 뻔했던 페기 베클러(당시 38세) 여인의 실종사건이 사실은 남편 에릭 베클러(33, 뉴포트비치 거주)의 소행이었다는 배심원단의 어려운(?) 평결이 내려졌다.
따라서 97년 뉴포트비치에서 4마일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서 획책된 에릭의 완전범죄는 수사관들과 검찰, 그리고 배심원들에 의해 완벽하게 뒤집혔다.
한때 아내를 졸지에 잃고 세 아이만 혼자 양육하게 됐다며 동정을 받았던 그는 이제 1급 살인죄수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살게 됐다. 평결 내용이 낭독되자 법정을 가득 채운 양쪽 가족과 친지들 사이에서는 흐느낌과 한숨, 경악하는 탄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두 달간 계속된 재판의 내용은 페기는 생일날 밤 에릭과 함께 렌트한 스피드보트를 타고 나갔다 실종된 채 시체로도 발견되지 못했는데 과연 둘다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떨어졌다가 자신만 간신히 살아났다는 남편 진술의 진실 여부를 가리는 것이었다.
그는 한결같이 아내를 죽일 이유가 없었으며 바다에 빠졌던 그가 물 위로 나왔을 때는 아내 없는 빈 배만 맴돌고 있었다고 진술했고 가족은 물론 주변도 그를 믿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재판에 채택된 40여명 이상의 증인과 118개 이상의 오디오나 비디오테입 등 증거물을 통해 페기가 수영선수 출신으로 쉽게 물에 빠져죽을 수 없으며 사건직전 에릭이 반 협박조로 페기에게 200만달러짜리 생명보험에 가입하게 했고 에릭이 토플리스 댄서와의 혼외 관계로 가정이 깨질 뻔했다
는 증언 등이 나왔는데도 유죄평결 합의는 좀처럼 도출되지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한눈에 타살임이 입증되는 결정적 증거물이 없는 것이었다.
7명 여성과 5명 남성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6일간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9명이 유죄를 확신할 뿐 나머지 3명이 "에릭이 보트에서 페기를 살해한 후 무거운 추를 달아 바다에 던져 넣었다"는 시나리오에 의심을 표해 하마터면 평결 불일치로 인한 무죄결론이 나올 뻔했다.
그러나 그 3명은 검찰이 가장 나중에 제시한 증거에 그만 에릭의 유죄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수사관들이 제시했던 마지막 증거는 에릭의 애인 티나 뉴(전 베이워치 배우 겸 모델)가 몸에 도청장치를 한 채 에릭과 심야 데이트를 할 때 녹취된 대화내용이었다. 그는 이 때 아내의 죽음을 거론하면서 "돈과 아이들을 그녀로부터 쟁취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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