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말로 세대차이라고 하겠지만 요즈음 흔히들 쓰는 속말로 말하면 <한물 갔다>고들 한다. 일간지에 딸려온 주간지의 금주의 운세란에도 내 또래의 생년은 <퇴출>이다. 독자층에서 제외된 찾을 수도 없는 세대가 되었나 보다. 동포신문사의 형편이 좋아졌는지 요즘에 배달된 일간지에는 고국의 연예신문, 스포츠신문, 여행, 건강, 교육, 부동산, 리빙, 레저, 종교섹션 등으로 뉴욕타임스 만큼이나 지면이 풍성하게 인심이 좋다.
영어 서툰 우리 이민1세들에겐 현지에서 발간되는 한글신문이 지적욕구 충족과 정보습득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고 본다. 발전된 과학기술로 한국과 동시 인쇄 동시 배달되는 세상이니 지금 내가 미국에 있는지 한국에 사는지 때로는 구분이 안 간다.
70년대 초 이민보따리를 풀 때에 뉴욕한국일보의 규모는 타블로이드판으로 현재 덤으로 끼워주는 주간지의 반 정도의 분량으로 기억한다. 요즈음은 연예판이나 스포츠란에 나오는 배우나 탤런트, 운동선수들의 이름이나 얼굴들이 세월이 흐른 나의 안목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방인들의 얼굴이요, 이름들이다. 사진에 나오는 젊은 미녀들의 얼굴을 살펴보면 나의 시력으로는 그녀가 그녀이다.
얼마전 컬러판으로 나온 한국의 모 가수 의 사진은 머리털에 노랑색 염색을 하고 가닥가닥 머리를 땋아 늘어뜨린 모습은 사진만 보아도 속이 메스껍고 느글거리는 혐오감을 가지는 것은 세대 차이일 거라고 치부하여 본다. 요즈음 한인 젊은 가정주부들 까지도 노랑머리로 염색을 하고 다니니 청소년들의 노랑머리는 차라리 애교로 보아주어야 겠다.
고국을 떠난 해외의 한민족의 시계는 그들이 각자 떠날 당시의 시간에 멈추어 있다. 시베리아에 정착한 가레스키들은 조선 말기의 풍속과 언어속에서 산다고 하며 연변지역의 조선족은 일제시대의 유랑민이라 경상도 전라도 함경도 말씨가 혼합되어 그들 독특한 억양을 지니고 해방 전의 순박한 인정을 지니고 사는 것처럼 보였다. 미주에 살고 있는 코리안들의 시계는 70년대에 정착한 사람 다르고 지금 현재 도착한 사람하고는 긴 세월의 갭이 있을 것이다.
김지미 최무룡씨의 연기나 남일해, 안다성씨의 가요를 듣다가 이민온 세대들에게는 현재 한국의 연예인들이 서양배우나 가수 만큼이나 생소스럽다면 그 또한 무식의 소치리라.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마련이고 세월은 오고 또 가게 되는 것이 세상 순리일진대 우리의 삶도 한번 왔다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지는 것, 자연의 섭리이다. 어린 나이라고 깔볼 일도 아니고 노인이라고 시세를 모르는 한물 간 사람으로 업신여길 일이 아니다. 아해(兒孩)는 자라서 20년 후면 이 세상의 중추인물이 될 터이고 자기는 이미 노인이 될 것이니까.
윤 봉 춘 (Fairfield Trading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