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닷컴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우리는 인터넷의 영향에 대해 이제 어느 정도 확실한 이해를 갖게 되었다. 이윤을 가까운 시일에 실현할 가능성이 없이 생긴 닷컴의 비즈니스모델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기존의 비즈니스로 확실한 자리를 정립한 회사들은 인터넷으로 기업내부의 생산성을 상당한 정도로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되는 "인터넷이 회사의 이윤을 올리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는 확실한 대답이 어렵다. 여기에서 현재 경영학계는 통일된 대답을 할 수 없고 우리들은 혼돈스러워지는 것이다.
물론 GE처럼 모든 자재구입에 100%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실행함으로써 구매에 들어가는 활동비를 연간 수 억달러씩 절약함으로써 이윤증대에 도움을 받은 회사들은 있으나 전자상거래 설치에 들어간 비용들을 모두 계산한다면 인터넷으로 순이익을 올린 회사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최근 골드만 삭스에서 나온 경제보고서는 이 문제를 아주 명석하게 분석한 결과를 다룬 적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그 이유는 지금의 인터넷 도입을 20세기 초 전기가 처음 보급되었을 때의 사정과 비교한 것이 너무나 적절해 보여서다.
인터넷처럼 전기가 처음 보급되었을 때도 기업들은 엄청난 생산성 증가를 보게 되었고 경제에서 이윤의 놀랄만한 재분배를 보게 되었다. 수 천억대의 자산규모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던 타임워너 같은 회사들이 전자통신으로 시작한 AOL 같은 회사에 저자세로 합병된 것을 보면 전기가 처음 보급될 때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인터넷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네 가지 부류의 경제주체들밖에 없다고 본다. 첫째가 시스코나 선 마이크로 시스템 같이 인터넷 서비스 창조에 관련된 기업들, 둘째가 전자상거래 컨설팅과 보급에 직접 관련된 곳, 셋째가 대기업중 인터넷에 투자해서 경영개선에 도움을 가져온 곳들, 마지막이 소비자들이다.
가장 중요한 레슨은 인터넷이 가져오는 생산성 증가는 아주 단기간 동안 경비절감에 도움이 되나 다른 경쟁업체들에서 인터넷 설치를 이용하게 되면서 경쟁력 우위에서 오는 이윤증가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이다.
가장 쉬운 예의 하나로 자동차 구입을 보더라도 옛날 딜러들이 온갖 세일즈 재주로 소비자들에게서 상당한 이윤을 보고 차를 팔았으나 인터넷에서 자동차 옵션 원가까지 전부 알고 오는 소비자들에게서 큰 이윤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정보의 힘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신세계. 이 신세계에서 남보다 더 나은 이윤을 장기간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다 잘 알고 경쟁업체들 끼리 비슷해지는 시대. 남보다 어떻게 다른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그것이 승패의 관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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