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신동들’(Russia’s Wonderchildren)★★★★
1932년에 세워진 모스크바의 신동들을 위한 중앙음악학교에 다니는 4명의 소년소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음악 사랑과 피나는 수련 그리고 지도선생님들과 부모들의 뒷바라지를 담은 기록영화다.
이보 포고렐릭,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수많은 세계 최고수준의 피아니스트들을 내놓은 11년제의 이 학교는 세계 굴지의 음악학교인데 당초 지은 학교 건물이 낡아 보수할 때까지 임시로 사용하기로 했던 낡아빠진 건물에서 지금까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낡은 시민 아파트처럼 페인트가 벗겨지고 파손된 문에 널빤지를 대고 기운 건물 안에서 꼬마들이 고사리 손으로 바하와 쇼팽을 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이 학교의 전성기는 50~60년대로 당시 교사진이 뛰어났던 까닭은 해외여행 제한으로 인한 연주회 부족으로 일류 연주자들이 교사직을 택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4명의 학생들의 연주회 모습을 담은 필름과 흑백으로 찍은 옛날 학생들과 그들의 연주 모습과 함께 학생, 스승 그리고 부모들과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진행된다.
세바스토폴 태생인 미티야는 5학년생인데 꼬마 때부터 레코드로 들은 쇼팽의 전주곡을 즉석에서 피아노로 쳐냈다. 미티야는 또 6세 때부터 작곡도 했다.
어머니의 극진한 돌봄 속에서 음악성을 연마하고 있는 미티야는 1999년 파리의 루빈스타인 경연대회서 우승했고 1998년에는 모스크바에서 실시된 초보자 작곡 경연대회서 우승했다. "음악 없이는 못산다"는 신동이긴 하나 역시 아이여서 장난감 자동차 수집이 취미인데 커서 유명 연주자가 돼 돈 많이 벌면 BMW를 여러대 사겠다고 한다.
모스크바 태생으로 작은 체구에 곱슬머리인 아이라(영화 촬영시 7세로 현재는 9세)는 꽃이 월츠를 추는 모습을 작곡할 수 있다는 신동 피아니스트겸 작곡가로 개성이 뚜렷하고 조숙한 소녀다. 어머니가 피아노 선생인데 하루에 여러 시간 맹연습을 한다. 독일로 연주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어머니에 따르면 몹시 어려운 피아노곡 해석에 뛰어나 성숙된 연주를 한다고.
4명의 신동중 가장 나이가 많은 레나(17)는 우크라이나의 카르코프 태생으로 매우 가난하다. 우연히 어머니에 의해 천재성이 발견됐는데 9세 때 교황 앞에서 쇼팽의 ‘즉흥 환상곡’을 연주하는 모습이 황홀하다.
가난해서 셋방을 전전하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레나의 어머니는 말하는데 레나가 잦은 해외연주를 하는데는 생계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얼마전 학교를 졸업한 레나는 하노버의 음악대 진학을 꿈꾸면서 ‘반짝 신동’의 틀을 벗어나려고 부단히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토실토실한 니키타는 아버지가 중앙음악학교 피아노 선생. 5세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 세계 순회연주를 하며 수많은 상을 받았는데 작곡에도 능해 자신의 작품이 몇 편 출판됐다. 1999년에 푸시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곡을 지었다.
아이들과 부모 및 스승(포고렐릭과 플레트네프를 가르친 예프게니 티마킨은 레나를 마지막 제자로 은퇴했다)들의 음악사랑과 완벽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의지가 감동적으로 묘사된 좋은 영화다. 감독 아이린 랑게만.
First Run/Icarus. 17·18일 상오 10시 선셋5, 25·25일 상오 11시 모니카 4플렉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