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을 중심으로 미국의 소수계 인구가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는 2000년도 센서스 결과가 발표되면서 반이민 정서가 거세지고 있다.
2000년도 인구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소수계, 그중에서도 특히 히스패닉 인구는 90년 이래 10년 사이에 60%가 늘어난 3,530만 명을 기록했다. 불법체류자들의 숫자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나 많은 1,100만 명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히스패닉 인구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거느린 캘리포니아에서는 백인들이 주류에서 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주류가 실종한 주는 캘리포니아, 하와이, 뉴멕시코 등 3개 주로 늘어났다.
또 90년까지만 해도 소수계 전체 인구의 3분의 2는 캘리포니아, 뉴욕, 플로리다, 텍사스, 뉴저지와 일리노이 등 6개주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이번 센서스조사결과 남부와 중부지역 깊숙이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진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스국이 발표한 이 같은 변화는 반이민정서를 부추키는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민자들의 신규 진출지역인 남부와 중부에서는 소수계에 대한 집단적인 앨러지 반응이 피부로 느껴진다. 히스패닉 인구가 10년새 400%나 증가한 노스 캐롤라이나에서는 이민자들이 풍진의 집단발병을 야기시켰다는 공공연한 비난이 나돌고 있고, 전체 인구의 93%가 백인인 아이오와의 주상원은 ‘문화 침략자’로 눈총을 받고 있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겨냥, 영어공용화안을 통과시켰다.
조지아와 미네소타의 주민들은 소수계 이민자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학급정원과 범죄율이 크게 증가했다며 주의회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인우월주의자들도 인구조사 통계치를 증거로 내세우며 "유색인종들이 미국을 침략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대표적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창조주의 세계교회’는 "갈색 침략자들로 인해 백인들이 멸종위기에 놓였다"는 내용의 e메일을 3,000여명의 지지자들에게 내보냈다.
인구문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냉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소수계 인구의 폭증을 보여주는 센서스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에 주류사회 일각에서 강한 저항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졌던 지난 90년대 초,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의 주도로 각종 반 이민법들이 잇따라 제정됐던 사실을 상기시킨 뒤 "경제후퇴가 조속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기세를 올리고 있는 반 이민 정서를 수습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