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서 투자한다.’
한국영화 투자방식이 개별 창업투자사, 벤처에서 ‘펀드’ 중심으로 바뀌었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제작사인 명필름(대표 심재명)과 투자ㆍ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대표 이강복)는 17일 영상투자전문조합 ‘페타엔터테인먼트’ 결성식을 가졌다.
100억원 규모의 페타엔터테인먼트는 명필름과 CJ엔터테인먼트, 페타캐피탈이 각각 20억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30억원, 새롬엔터테인먼트가 10억원, 서울음반이 5억원을 출자했다. 심재명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명필름 작품 뿐 아니라 다른 영화사 작품에도 본격 투자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CJ엔터테인먼트는 명필름 지분 10%(30억원)를 인수하고, 명필름 역시 비슷한 규모의 CJ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 한국영화계 최고 배급사와 제작사가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이강복 대표는 "그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제작과 배급이 진짜 한 몸이 됐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J엔터테인먼트는 페타와 별도의 자체 펀드(80억원)를 조성했다.
지난해 말 튜브영상투자조합 제1호를 출범시킨 튜브엔터테인먼트(대표 김승범)도 지난달 중소기업진흥공단(30억원), 튜브인베스트먼트(10억원) 등과 함께 100억원 규모의 제2호를 결성해 한국영화 제작과 외화수입에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파이란>(28일 개봉)촬영을 끝냈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2009 로스트메모리즈> <내츄럴 시티>도 제작중이다. 올 가을 제작에 들어갈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육상효씨의 데뷔작 <아이언 팜> 과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 도 투자했다. 김승범 대표는 "안정된 투자 자금의 확보로 다양하고 장기적인 제작계획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영화 펀드의 전체규모는 약 800억원. 앞으로도 3, 4개는 더 생길 것으로 보여 한국영화자본이 사상 유례없이 풍성해졌다. 때문에 투자할 작품은 적은데 돈만 몰려 ‘자본 과잉’ 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돈은 많고 좋은 시나리오와 투자의 전문성은 부족해 자칫 부실한 영화를 양산해 낼 수 있다는 것. 펀드는 일부 영화사가 벤처기업에 지분을 넘겨주고 제작비를 확보하는 방식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지만 역시 이익을 내지 않으면 언제 빠져나갈지 몰라 한국영화가 더욱 상업성과 외형에만 집착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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