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 샌디에고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려다 체포돼 망명신청을 한 김순희(37)씨는 북한의 어려운 생활상과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김씨는 처음부터 목적지를 미국으로 정해 놓고 있었고 이를 위해 중국 연변에서 2,000달러를 주고 한국 여권을 구입했으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또다른 위조여권을 사용했다.
지난 4월6일 오타이메사 국경검문소에서 체포된 뒤 그동안 엘 센트로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인권변호사에 의해 발견돼 망명신청과 함께 8일 가석방된 김씨는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교사였던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항상 헤어질 생각을 해왔고 여기에 심각한 식량난으로 고통이 심해지자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94년 봄 당시 2살난 아들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중국 연변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동행했던 다른 북한인 두명이 경비원에게 발견돼 사살됐다고 전했다.
바느질과 생선장사를 하며 연변 인근 한적한 동네에서 미국행 기회를 기다려 왔던 김씨는 작년 10월말 연변을 떠나기 약 3주전 2,000달러를 주고 한국 국적의 한 인사로부터 여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사용한 이 여권은 박모씨 것으로 돼 있었는데 여권의 사진은 자신과 얼굴이 비슷한 다른 사람 것을 이용했다. 이 여권으로 홍콩과 필리핀, 멕시코 이민국의 검사대를 무사히 통과한 김씨는 멕시코에서 샌디에고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멕시코인으로 부터 받은 또다른 위조여권을 사용하다가 결국 발각돼 구치소로 수감됐다.
김씨는 "필리핀과 멕시코에서는 현지 한인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작년 12말부터 티화나에서 두달 머무는 동안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마련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중국에 있을 때 조선족으로 위장하기 위해 영구눈썹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중국에 있는 동안 신의주에 있는 부모와 할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행방이 불분명한 상태"라며 "아들에게 내년에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앞으로 내 처지가 어떻게 될지 답답하고 불안하기만 하다"고 착잡한 심정을 나타냈다.
한편 김씨는 이번 탈주 과정에서 약 7,000달러의 돈을 사용했는데 이중 일부는 조선족에게 빌린 것으로 김씨의 아들은 이 채권자가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성락·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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