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처럼 처지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간단하게 태도를 바꾸는 ‘종족’도 드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민주당 후원자들에 대한 백악관측의 커피 대접을 문제삼아 의회차원의 조사를 벌이는 등 법석을 떨었던 공화당 의원들은 딕 체니 부통령이 21일 자신의 관저로 400명의 ‘큰 손’들을 초대해 향응을 베푼 사실이 알려지자 "책잡힐 것이 없는 적법한 행동"이라며 두터운 방탄벽을 둘러쳤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공화당 후원자들은 거의 모두 22일 열린 조지 W. 부시 대통령주재 만찬에 참석,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 2,000만 달러를 모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인들의 펀드레이징을 추적하는 민간 감시단체들은 부통령의 관저를 후원자들의 접대장소로 사용한 공화당의 행동은 96년 클린턴 행정부의 말많았던 공관사용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민주당의 헨리 왁스맨 연방하원의원은 공화당이 최근 벌인 헌금모금 행사들에 대해 하원정부개혁위원회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주관한 RNC는 트렌트 더피 대변인은 "체니 부통령 관저의 만찬에 초대된 참석자들의 대부분이 공화당에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들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만찬자리에서 돈이 오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헌금모금행사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간감시단체인 코먼코즈의 제프 크로닌 대변인은 "민주당 행정부시절, 백악관이나 부통령관저에서 후원자들에게 커피를 대접했을 때에도 현장에서 돈이 오간 적은 없었다"고 말하고 "공화당측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캘리포니아주의 사찰 방문시 고어 부통령이 직접 돈을 받지 않았으니 그 역시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던 셈"이라고 응수했다.
돈문제에 관한한 부시 행정부 역시 클린턴 행정부나 다를바 없다는 비난이 터져 나오자 민주당의 헌금모금 스캔들을 강력히 물고 늘어졌던 트렌 랏 연방상원 공화당원내총무는 "후원자들에 대한 만찬모임이 적절치 못한 것이었다면 체니 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횡설수설 딴청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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