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판 ‘삼풍 참사’ 순간 비디오 포착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결혼가운을 입은 신부는 가슴과 둔부에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직행했고 경미한 상처를 입은 새신랑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결혼피로연장을 가득 채웠던 흥겨운 음악과 300여 축하객들의 재잘거림은 심한 동요와 함께 무대 중앙이 갑자기 꺼지는 순간 비명과 고함소리로 바뀌었다.
멀쩡하게 보이던 건물은 이스라엘의 혼례 전통에 따라 하객들이 의자에 앉은 신랑의 아버지를 가마 태우듯 들어올리는 순간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음식물이 진열된 탁자들이 어지러이 쓰러졌고, 춤을 추던 수십명의 하객들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땅 밑으로 꺼진 친지를 찾느라 공포에 질린 하객들은 아우성을 쳤다.
그야말로 삽시간의 일이었다. 건물붕괴로 배선이 끊겨 실내의 조명등이 나가자 노출된 전선에서 튀어 오른 불꽃이 오렌지 빛 섬광처럼 번쩍였다.
24일 ‘약속의 땅’ 예루살렘의 유흥가에 자리잡은 4층짜리 예식장 건물이 거짓말처럼 무너져 내렸다. 하필이면 이날 탈피오트에 위치한 이 건물의 4층에서는 300여명의 하객들이 이제 막 결혼식을 마친 아시와 케렌 스로 부부를 축하해 주고 있었다.
참석자들 가운데 한 명은 피로연장의 흥겨운 모습을 비디오에 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카메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을 잡아냈다. 아마추어 비디오 촬영자가 24일 CNN 방송에 제공한 영상에는 계획된 ‘경사’와 돌발 ‘참사’의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건물붕괴 역시 예정되었던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로 최소한 25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경찰은 부실공사가 붕괴의 원인이라는 판단 하에 건물주와 설계업사 시공업체 책임자 등 8명을 소환해 조사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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