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래야 천여명 남짓한 한 작은 마을에 변호사도 한명 밖에 없었다. 이 마을에 변호사가 하나 더 생겼다. 변호사 비즈니스는 잘 됐을까. 시장이 너무 작아 안됐을 것이라고. 천만에 말씀이다. 변호사 사무실이 둘이 되자 경쟁적으로 소송이 벌어져 비즈니스는 더 잘됐다."
변호사를 소재로 한 미국인들의 조크다. 걸핏하면 소송인 미국의 세태, 또 소송 러시를 몰고 오는 변호사들에 대한 비아냥거림이다. 하도 변호사가 많고 또 별의별 소송이 다 쏟아지다 보니까 ‘변호사 망국론’까지 나오고 있다.
본래 소송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무기였다. 그러던 것이 변호사가 많아지고 어떻게든 소송을 걸어 뜯어내는 식의 소송 만능주의 세태를 맞게 되면서 나온 소리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변호사 인기도 말씀이 아니어서 온갖 악성 조크의 소재가 되기에 이른 것이다.
한인사회에서 가장 많은 전문직 인구는 무엇일까. ‘사’자 돌림의 전문직이다. 의사, 목사 그리고 변호사다. 목사는 성직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같은 ‘사’자 돌림이기는 한데 소득 차가 상당히 큰 전문 직종이 변호사란 이야기가 들린다.
시장은 제한돼 있는데 변호사는 매년 백여명씩 배출되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인 모양이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한인 변호사 포화상태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한인 변호사가 너무 많이 배출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렇지 않다. 더 나와야 된다. 유대계 커뮤니티와 비교해 보면 한인 변호사 수는 훨씬 적은 편이다. 유대계 커뮤니티가 그 적은 인구에 비해 미국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인중 하나는 다름이 아니다. 변호사 인구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소송은 저항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공권력의 횡포가 있을 때 법적 소송이 제기되면 그 커뮤니티를 정부기관은 만만히 보지 못한다. 법치국가 미국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법적 대응력이다. 그러므로 변호사 수는 커뮤니티의 파워와 직결된다.
80여명의 한인 변호사가 또 탄생했다. 이로써 지난 4년간 캘리포니아주에서만 900여명의 한인 변호사가 새로 배출돼 캘리포니아주의 한인 변호사 인구는 2,000여명에 이르게 됐다.
변호사가 많다 보면 악덕 변호사도, 무능 변호사도 생기게 마련이다. 반대로 민권 변호사도, 유능한 변호사도 나오게 마련이다. 숫자가 많다는 것은 경쟁을 의미하고, 경쟁은 서비스의 향상을 불러온다. 한마디로 양적 팽창 다음에는 질적 향상이 따르는 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인 변호사 인구는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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