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시티서 ‘월드컵 성공·한반도 평화 기원 평화통일 비빔밥 행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성공 및 한반도 평화기원 평화통일 비빔밥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비빔밥을 비비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께. 여름 햇살이 작열하는 뜨거운 멕시코시티 린드버그 광장에 현지 주민과 교민 수백명이 모였다. 이들은 사물놀이에 걸맞은 한복을 입고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치며 광장을 도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광장의 또 다른 한쪽에선 '줄넘기 챌린지'에 도전하는 성인 여성들도, 웃통을 벗고 축구공을 컨트롤하는 남성들도 있었다. 그 건너편에선 아이들이 십이지신을 상징하는 동물 그림 종이에 색칠하느라 집중하고 있었다.
한국적인 것과 멕시코적인 것들, 친숙한 것과 이질적인 것들이 뒤섞여 있는 토요일 오전의 이 기묘한 풍경은 마치 여러 재료를 넣어 비벼 먹는 한국의 한 음식과 닮아 보였다. 비빔밥 말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미 카리브협의회'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월드컵 성공 및 한반도 평화 기원 평화통일 비빔밥 행사'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서로 다른 재료가 뒤섞여 환상적인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멕시코,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가 화합·단결·공존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이주일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상호 존중과 이해, 연대의 정신으로 함께 공존할 때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며 "이번 행사가 양국 공동체를 더욱 가깝게 연결하고, 평화를 향한 우리의 약속을 함께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내달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야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주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말로세 콜라 정무 참사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공은 내달 11일 멕시코와 개막전을 치른다"며 "이번 월드컵 우승국은 남아공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앞으로 패배하게 될 모든 나라들에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좌중을 웃겼다.
남아공은 한국, 멕시코, 체코와 함께 A조에 속해있다.
정오가 지나 햇살이 한층 더 강렬해지고,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주최 측은 행사의 주인공인 비빔밥을 무대 단상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이종훈 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 회장, 이주일 대사, 알레산드라 로호 쿠아테목구청장, 토마시 하르트 주멕시코 체코대사 등이 커다란 주걱을 맞잡고 솥 안에 놓인 형형색색의 식재료를 '둥글게, 둥글게' 비비기 시작했다.
곧 참기름이 밥 안으로 쏟아졌고, 고추장이 들어갔다. 모든 재료가 뒤섞이며 먹음직한 거대한 비빔밥이 완성됐다. 수백명의 현지인들과 교민들이 주린 배를 움켜잡고, 고이는 침을 넘기며 일렬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날 주최 측이 준비한 400인분의 비빔밥은 배식을 시작한 지 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모두 동이 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땡볕 속에서 오래 기다린 끝에 마침내 배식받은 에릭 곤살레스(30)는 더위에 지친 듯 그늘로 자리를 피하며 밥 한술을 떴다. 비빔밥은 처음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비빔밥을 한 10번 이상 먹어봤는데, 여기서 먹은 게 가장 맛있다. 비빔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에 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곤살레스의 친구 타니아 타레스(29)는 "나는 2년 전에 서울에 가봤다. 일주일 정도 있었다"면서 "한국어, 음식, 음악 등 한국의 모든 것들을 좋아한다.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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