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서 억울한 옥살이 해온 미국인 우여곡절 끝 탄원서 받아들여져 석방
데이비드 캐스카트(57)는 28일 교도소 밖으로 나오자마자 밤하늘로 눈길을 주었다.
"별을 보기는 거의 7년만에 처음"이라며 그는 벅찬 감정을 가누지 못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던 캐스카트가 아동추행범의 누명을 쓰고 멕시코 연방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6년 반전의 일이었다.
지난 94년 그는 바하 캘리포니아의 라 미션에 소재한 고아원 라 푸에르타 디 페에서 소년원생 4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됐고, 실형선고를 받은 후 수감됐다. 호텔 화장실보다 좁은 공간에서 다른 한 명의 멕시코인 연방죄수와 함께 수감생활을 해온 캐스카트는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괴롭힘의 연속이었다"며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뉴욕주 버팔로에 거주하는 캐스카트의 노모는 아들의 석방이 확정되기 전까지 그가 전화도 없는 멕시코의 오지에서 근무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충격을 피하기 위해 가족들이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어린 손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캐스카트는 99년 부친의 장례식에도 참석 못했다.
캐스카트가 석방될 수 있었던 것은 멕시코의 지역 언론 엘 카차니아지의 여성기자 아이다 뮤릴로가 그의 무죄를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를 잡아내 기사화했기 때문이었다.
뮤릴로의 끈질긴 추궁에 캐스카트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4명의 원생들이 말을 바꾼 것. 이들은 고아원 원장 가브리엘 디고 가르샤의 사주로 거짓증언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는 지난 4월, "캐스카트의 셔츠 주머니에서 3년 전에 히로인을 발견했다"며 마약소지 혐의로 그를 추가 기소하는 등 좀처럼 풀어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희망은 석방 탄원서를 접수한 구스타보 칼레고스 모랄레스 멕시코 연방판사의 최종 판결이었다. 그의 판결은 변호인들마저 집으로 돌아간 28일 밤 10시30분에 떨어졌다. 석방 하루만인 29일, 오렌지카운티의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눈물의 재회를 한 캐스카트는 "멕시코 정부는 아직도 그들이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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