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나라가 무척 어수선하다. 법무장관 한번 잘못 임명한 파장이 민주당 소장파의 당정쇄신 요구로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말썽이 터지면 언제나 그러하듯이 ‘내 책임이다’ 하는 사람은 없고 여기 저기서 ‘거짓말’ 논란만 무성하다.
발단은 안동수씨의 법무장관 취임사. ‘태산같은 성은’‘목숨을 바쳐’… 코미디 같은 문구의 취임사 초고가 언론의 몰매를 맞자 안씨가 "내가 쓴 게 아니다"고 말한 것이 필시 이번 사태의 첫 거짓말. 다음 거짓말의 주인공은 취임사를 대신 썼다고 말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동료 변호사.
안씨 케이스만으로도 혼란스러운데 이번에는 오장섭 건설교통부 장관까지 부동산 변칙 거래의혹과 관련,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받으며 ‘거짓말’ 대열에 올랐다.
그 다음 ‘거짓말’ 불똥이 튄 곳은 민주당. 쇄신을 들고 나오는 소장파와 대통령간 면담 주선 건을 둘러싸고 정균환 총재특보단장과 소장파의 리더격인 정동영 최고위원 사이에 거짓말 논쟁이 붙었다. 면담 주선 부탁이 있었다, 없었다 말이 엇갈리던 중 정 단장이 정 위원을 ‘독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거짓말은 동기로 볼 때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남들의 기분을 생각해서 하는 거짓말. 유대인들이 용서받을 수 있는 거짓말로 분류하는 거짓말, 즉 신랑에게 ‘신부가 예쁘다’고 하는 말이나 상대방이 이미 산 물건에 대해 ‘잘 샀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게 대표적.
둘째는 자랑하기 위해, 잘난 척 하느라 하는 거짓말. 없는 것도 있는 듯이, 별것 아닌 것도 대단한 것처럼 허풍을 떠느라 하는 거짓말들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는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들. 잘못을 감추느라, 허점을 가리느라 이리 둘러대고 저리 둘러대는 거짓말들이다. "정 위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당의 어려움을 악용하고 있다"는 정 단장의 주장을 보면 ‘독한 거짓말’은 아무래도 이 범주에 속하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말은 하면서도 알고 속고 모르고 속는 것이 유권자들이다. 왜 그렇게 속고 또 속는 것일까. 거짓말의 ‘말’을 듣기 때문이란다. 거짓말 탐지 능력에 관한 실험결과를 보면 실어증 환자 등 말을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거짓말을 잘 골라낸다. 거짓말을 할 때는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에 변화가 오는데 이를 실어증 환자들은 더 잘 알아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귀로 들을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말을 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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