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장애인에게 지우는 한계를 벗어나려고 오랜 시간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한계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선천적 혈우병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기억력 장애와 신체 장애까지 겹친 29세의 한인 청년이 캘리포니아 주정부 재활국(Department of Rehabilitation)의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6년만인 내년 여름께 USC서 예술학 학사 취득을 앞두고 있어 움츠려있는 한인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USC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하는 배 진(29·LA)씨. 한 번 피가 나면 멎지 않는 혈우병을 타고 난 배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어머니 최두선(54)씨의 등에 업혀 다녔다. 배씨는 "당시 어머니가 나를 업고 병원마다 돌아다녀도 병명조차 알지 못해 쩔쩔맸다"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혈우병 환자들이 관절이 상해 몸을 못 쓰는 건 다반사고 앉은뱅이가 되기도 했다"고 안타까운 기억을 회고했다.
85년 미국으로 이민 와 유년의 병마를 잊은 것도 잠깐, 한창 대입 시험을 준비하던 92년 배씨는 교통사고로 뇌마저 다쳐 기억력을 잃고 오른쪽 시야가 함몰되는 비운을 겪었다. 비올라 대학에서 의료 선교를 공부하려던 꿈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배씨는 그러나 사고 3년만인 95년, 주정부 재활국의 재활 프로그램에 등록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무릎에 플라스틱 심을 박아 거동이 불편하고 팔의 관절도 부자연스럽지만 각고의 노력과 재활 프로그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칼 스테이트 노스리지, 파사데나 아트 센터를 거쳐 USC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기억력과 시력, 마비됐던 왼쪽 몸도 조금씩 회복됐다.
주정부 재활국 LA사무실의 헬렌 임씨는 "당초 대학 졸업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배씨가 워낙 성실히 수행해왔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하길 원한다면 지원 기간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정부 재활국이 운영하는 재활 프로그램은 정신적·신체적 장애인 및 마약, 술 중독자들에게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취업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학업과 기술 습득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213) 427-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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