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윔블던등 그랜드슬램대회, 시드 32개로 확대 합의.. 상위랭커 초반탈락 감소, 경기활성 효과
붉은 벽돌가루로 만든 클레이코트대회 프렌치오픈과 잔디코트서 열리는 윔블던 테니스는 이변의 무대. 특히 상위랭커들이 1, 2라운드에서 심심찮게 낙마하는 초반 지옥의 무대로 악명이 높다. 지난 주말 끝난 올해 프렌치오픈도 어김없이 피트 샘프라스, 비너스 윌리엄스등 강자들을 초반 희생물로 만들었다.
유독 프렌치 오픈과 윔블던에서 초반 이변이 속출하는 이유는 이미 예정돼 있는 측면이 많다. 주류를 이루는 하드코트와 달리 롤랑가로에서는 공이 코트표면에 맞은뒤 튀길 때 스피드가 죽어버리고 윔블던 잔디에서는 바운스가 하드코트에서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고 불규칙해 두 코트에서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외에 보다 제도적 모순이 크다는 지적이 높다.
다름아닌 시드배정. 윔블던은 잔디코트에서의 성적을 토대로 시드를 배정, 구스타보 쿠에르텐 같은 클레이코트 스페셜리스트들의 자존심을 쓰레기통에 구겨 넣어 버린다. 윔블던에만 오면 ATP대회 투어성적은 별 볼 일 없는 하위랭커들 밑에 시드를 배정받는다. 자존심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낮은 시드를 배정받음으로써 상위랭커들과 초반에 맞붙게 돼 저격당할 확률도 그 만큼 높다. 쿠에르텐등 상당수의 클레이코트 전문 선수들이 윔블던 보이콧 운동을 최근 수년간 거세게 계속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상위 랭커들의 보이콧과 초반 탈락으로 테니스 자체가 팬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대 타협이 11일 도출됐다. 윔블던을 비롯한 그랜드슬램대회 위원회는 롤랑가로에서 개최된 4일간의 회의 끝에 ▲4개 그랜드슬램대회 모두 시드를 32개로 확대하고 ▲각 대회 시드순위는 해당대회의 과거 성적을 기준으로 정하기로 결정했다. 코트 표면이 다른 각 대회의 특징을 살리는 한편 상위랭커들의 초반탈락을 줄이기 위한 절충안이 마련된 것.
이에 따라 윔블던을 7차례 우승한 피트 샘프라스는 ATP랭킹이 현재 4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대회에 여전히 1번 시드로 출전한다. 대신 클레이코트 전문 선수들이 초반에 샘프라스같은 그래스코트 상위랭커들을 만나는 일도 없어진다. 시드를 16에서 두배로 늘림으로써 가능해진 변화다.
샘프라스는 "탑 랭커가 1라운드에서부터 17번 시드를 만나서 되겠는가. 새 규정이 합리적이다"라고 환영했다. 쿠에르텐은 이미 올해 윔블던을 보이콧한다고 공표한바 있다.
ATP는 ATP 상위 32위 선수는 모든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시드를 배정받게 되는 새 규정을 환영하나 각 대회 코트에서의 성적을 순위에 반영시키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코멘트는 빠뜨리지 않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