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교수의 신랄한 공자/노자 사상 강의는 많은 시청자와 시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TV 방송을 녹화한 비디오 테입은 미국에 있는 한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한국의 교수나 지식인들 중에 동양 철학과 문화를 서양과 비교하며 동양이 마치 서양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용옥 교수가 수년 전 하버드로 공부하러 가는 도중 LA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때 김 교수는 “현대의 서양 문명의 발달과 융성함은 서양의 정신 위에 기본을 둔 것인데 동양의 정신을 가지고 서양 정신을 꺾어버리면 서양 문명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리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식의 코멘트는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지한 것인지 모르겠다.
김 교수 외에도 현재 많은 한국 지도자들이 서양의 문화와 문명을 비웃으며 마치 동양의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숨겨진 위대한 진리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과연 동양에는 진정 현대문명을 더 발전시킬 만한 진리와 철학이 존재하는 것일까? 김 교수는 그의 많은 강의 속에 간간이 그런 진리와 철학이 동양 문화 속에 있음을 암시해 오고 있다. 우리는 동양인이므로 동양 전통과 문화와 철학에 긍지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동양의 철학과 문화의 우수성만 강조하며 서양 것을 우습게 여기고 동양 것을 숭배하게 만드는 풍토가 만연되어서는 안되겠다.
한국사회를 바라보자. 우리는 진정 민주주의를 알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실천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인가? 대통령 했던 사람이 수억달러어치의 현금을 착복하여 가지고 달아나는데 제대로 잡기나 했는지? 몇 년 전만 해도 정의를 위해 부르짖는 학생들을 총칼로 죽이고도 버젓이 국민들 앞에 정치한다고 돌아다니는 것을 용납해 주지 않았는가? 아버지들이 노동하다가 다쳐서 직장을 잃었을 때 그들의 사회복지를 보장해 주었던가?
우리는 서양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도입하여 한국 경제를 일으켜 왔다고 자랑하였다. 이제 제법 돈이 있고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자동차가 밀물처럼 도시를 범람하고 있다고 하여 서양을 다 배웠다고 하면 큰 잘못이다. 우리는 겨우 서양의 수박 겉 핥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잠적한 김 교수는 한민족이 현 시점에서 배워야 할 것이 공자/맹자/노자 정신인지 아니면 중세 이후 서양의 인문/인본주의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한다. 어설프게 서구의 경제 정치체제를 배워 밥이라도 제대로 먹고 겨우 작은 집에서 차 한 대 두고 산다고 해서 서구를 저주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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